노래로 싸우던 韓日소녀들, 이젠 한 팀…김다현X스미다 아이코 "문화교류 앞장"[인터뷰]

by김현식 기자
2024.06.28 11:14:53

MBN '한일가왕전' '한일톱텐쇼' 출연 인연
프로젝트 트롯 듀오 럭키팡팡 깜짝 결성
29일 첫 곡 발표…히트곡 '담다디' 리메이크

스미다 아이코(왼쪽), 김다현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저희의 새로운 도전이 한일 문화 교류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깜짝 출격을 앞둔 프로젝트 트롯 듀오 럭키팡팡(Lucky팡팡)의 야무진 활동 각오다. MBN 음악 예능 프로그램 ‘한일가왕전’과 ‘한일톱텐쇼’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인연을 맺은 김다현(15, 2009년 2월생)과 스미다 아이코(16, 2007년 9월생)가 결성한 듀오다. 한국과 일본의 10대 소녀들이 트롯 듀오로 뭉쳐 활동에 나선다는 점이 흥미롭다.

프로젝트 활동 준비에 한창인 두 사람과 지난 21일 매니지먼트를 담당사인 n.C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로 만났다. 스미다 아이코는 통역사와 함께 인터뷰에 임했는데 답변에 임하면서 종종 한국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언급해 취재진을 웃음 짓게 했다.

“많은 시청자분들이 저희를 ‘황금 막내즈’로 불러주시면서 듀오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럭키팡팡은 그간 받은 사랑에 보답해드리는 차원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죠. 팀명에는 행운을 부르는 주문이라는 뜻을 담았는데요. 앞으로 상큼하고 발랄하게 긍정 에너지를 ‘팡팡’ 전해드리고 싶어요.”(김다현)

“다현이가 노래하는 모습과 퍼포먼스를 펼치는 보면서 동경을 하기도 했던 만큼, 한 팀으로 활동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이에요. 한국 활동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텐데요. 다현이와 함께이기에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스미다 아이코)

김다현
김다현은 4살 때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불과 6살 때 트롯계에 입문했다. MBN ‘보이스트롯’ 2위, TV조선 ‘미스트롯2’ 3위 등 여러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일찌감치 트롯계를 대표하는 10대 신예 가수로 자리 잡았다.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김봉곤 훈장의 딸로도 잘 알려져있다.

“언니와 국악을 배우다가 ‘전국노래자랑’(KBS)에 나가고 싶어서 트롯을 연습하기 시작한 거였어요. 예심에서 두 번이나 탈락한 슬픈 사연도 있고요. (웃음). 그렇게 트롯을 열심히 하기 시작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네요. 많은 분이 저에게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감정을 잘 잡냐고, 이별을 진짜로 해본 거냐고 하시는데요. 제 생각엔 제 안에는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한이 있는 것 같아요. 슬픈 생각을 하면서 부르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데 그런 감정이 나오거든요. 시골에서 자라면서 자연과 가깝게 지낸 영향도 분명 있을 텐데요. 요즘 활동 때문에 서울에서만 지냈다보니 감정이 매말라 가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하.”(김다현)

스미다 아이코
스미다 아이코는 일본 히로시마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 스플래시 출신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일본 WOWOW 프라임, 아베마 등을 통해 전파를 탄 ‘트롯 걸즈 재팬’에서 톱7에 오른 것을 계기로 ‘한일가왕전’에 참가하면서 한국 가요계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단단’ 보단 ‘딴딴’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가창력이 강점. ‘한일가왕전’에서 선보인 ‘긴기라기니 사리케나쿠’ 무대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400만뷰를 돌파하며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처음에는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많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되고 불안했는데 정말 모든 분이 잘 대해주셔서 너무 즐겁게 한국 활동을 하고 있어요. 어려운 점은 학업 병행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야 한다는 점 정도이고요. 전 어릴 때부터 가수를 꿈꿨고, 베이비메탈이 거쳐간 일본의 예능 양성소(히로시마 액터스 스쿨)에서 아야카를 롤모델로 삼아 연습을 해왔는데요. 한국에서 이렇게 사랑받게 될 거라곤 예상 못 했기에 놀라운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난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맞구나 하는 것도 다시 느끼고 있고요. 아, 학교에는 정말 친한 친구들한테만 한국에서 연예 활동을 하게 됐다는 얘기를 했었는데요. 최근 제 무대 영상을 보고 ‘너 한국 갔었어?’라고 묻는 친구들이 많아요. 아마 ‘쟤가 왜 이렇게 학교에 안나오나’ 했을 거예요. (웃음).”(스미다 아이코)

김다현
스미다 아이코
두 사람이 럭키팡팡으로 뭉쳐 준비한 곡은 ‘담다디’다. 이상은이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불렀던 동명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했다. 이미 ‘한일톱텐쇼’에서 무대를 먼저 선보여 시너지를 발산했으며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29일 각종 음악플랫폼을 통해 공개한다.

“첫 활동은 대중성 있는 곡으로 하는 게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상큼하고 발랄한 음악이 럭키팡팡의 분위기와 잘 맞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원곡과의 차별점은 1980년대 롤러장을 연상케 하는 레트로적 감성과 디스코풍 사운드를 강조했다는 점이에요. 후렴에 ‘팡팡’이라는 포인트를 넣어 럭키팡팡의 색깔을 강조하기도 했고요.”(김다현)

“창피하게도 ‘담다디’를 이번 계기로 처음 듣게 되었어요. 곡을 들으면서는 원곡 가수의 창법이 허스키해서 저와 조금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제 멋대로 친근감을 느끼기도 했죠. (웃음). 리메이크 버전은 상큼하고 밝은 에너지가 있어서 럭키팡팡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스미다 아이코)

“아이코 언니는 반전 매력이 있어요. 무대에선 파워풀한데 평소엔 애교가 정말 많죠. 언니의 파워풀함과 귀여운 에너지를 본받고 싶어요.”(김다현), “다현이는 딱 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귀엽잖아요. ‘한일가왕전’ 땐 같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럭키팡팡을 하면서 사이가 좋아졌어요. 덕분에 힐링이 돼요. 댄스나 일본어를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노력파라는 생각도 들고요.”(스미다 아이코). 두 사람은 이 같이 말하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서로 양보하면서 활동하기 때문에 싸운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입을 모이며 두 손을 맞잡고 환하게 미소를 지어 현장에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일본 활동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럭키팡팡의 포부는 다부지다. 김다현은 “일본에 한국 문화와 트롯을 제대로 알릴 기회로 삼고 싶다”고 했고, 스미다 아이코 또한 “일본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한국분들에게도 쇼와 가요(일본의 연호가 ‘쇼와’였던 시대인 1920~80년대에 발표된 옛 노래들)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기가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사랑을 받는 시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나아가도록 노력할 테니 저의 이번 도전 또한 많은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김다현)

“귀여운 것을 하든, 감동적인 것을 하든, 멋진 것을 하든 무대를 보는 이들의 마음에 닿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현이와 함께하는 활동을 계기로 더 많은 분께 저를 알리고 싶어요.”(스미다 아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