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계, 인종차별 논란 몸살...UEFA, 잇따라 중징계
by이석무 기자
2021.04.15 13:10:42
| 지난 2월 유로파리그 경기 도중 인종차별 피해를 당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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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전 세계 축구계가 인종차별 피해 사건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SNS 저격을 당한 것을 비롯해 곳곳에서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세르비아 클럽인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홈경기 중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AC밀란)를 향해 일어난 인종차별 사건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의 징계를 받았다.
UEFA는 15일(한국시간) 즈베즈다에 3만유로(약 4000만원)의 벌금과 유럽 대항전 2경기 무관중 징계를 내렸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올해 2월 19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이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열린 즈베즈다의 2020~21 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2-2무)에서 누군가가로부터 “무슬림 냄새가 난다”, “발리야(보스니아인을 모욕하는 단어)”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이는 크로아티아 출신 어머니와 보스니아 출신 무슬림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브라히모비치의 출신을 비하한 것이다. 코로나19 영향때문에 무관중 경기로 열렸음에도 이같은 일이 벌어져 충격을 더했다.
이브라히모비치를 모욕한 사람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UEFA는 해당 행위가 ‘도발적이고 모욕적인 외침’에 해당한다며 즈베즈다 구단에 2만5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여기에 무관중 경기임에도 관중의 경기장 출입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에 대한 벌금 5000유로를 추가했다.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한 체코 프로축구 선수도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UEFA는 이날 슬라비아 프라하의 수비수 온드레이 쿠델라(34·체코)에게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이번 징계는 UEFA가 주관하는 클럽대항전 및 국가대표팀 경기에 적용된다.
쿠델라는 지난달 19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2020~21 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 원정경기 도중 상대 미드필더 글렌 카마라(26·핀란드)에게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프라하 선수가 쓰러져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쿠델라가 카마라에게 다가가 뭔가 얘기를 하자 카마라가 화를 참지 못했고 동료들도 함께 항의하기 시작했다. 카마라는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쿠델라가 자신에게 ‘빌어먹을 원숭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프라하 구단은 성명을 통해 쿠델라의 인종차별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UEFA는 조사를 벌인 끝에 쿠델라가 그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했고 징계를 확정했다.
아울러 UEFA는 당시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쿠델라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카마라에게는 UEFA 클럽대항전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