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시 "'군백기' 수준 공백기 거쳐…음방 1위 되고파" [인터뷰]
by김현식 기자
2021.03.09 11:04:37
1년 6개월 만에 컴백
첫 미니앨범 'M' 발표
타이틀곡 '숨;'으로 활동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걸그룹 그레이시(혜지, 예나, 신영, 예소)가 긴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2017년 데뷔해 ‘쟈니고고’(Johnny GoGo), ‘한바탕 웃음으로’, ‘캔디’, ‘끼리끼리’(KKILI KKILI) 등의 곡으로 활동을 펼친 이들이 컴백한 건 무려 1년 6개월 만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소속사 빅오션ENM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그레이스는 “그리웠던 음악방송 무대에 다시 오르고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1년 6개월이란 긴 시간을 기다려주신 ‘시럽’(팬덤명)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예나)
1년 6개월이면 보이그룹 멤버들의 ‘군백기’와 맞먹는 시간이다. 멤버들은 “오랜 시간 활동을 펼치지 못 했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했다”고 입을 모았다.
“공백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이러다가 다시 컴백하지 못하는 거 아니냐면서 걱정하시는 팬분들도 많았어요. 비록 활동은 없었지만, 그레이시는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V라이브 등 SNS 플랫폼을 활용한 소통을 꾸준히 해왔죠.” (혜지)
연기 활동 준비, 작곡 공부 등을 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레이시는 “데뷔 후 가장 긴 공백기를 보낸 뒤 멤버들 모두 한층 단단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전의 그레이시가 돌멩이였다면 지금의 그레이시는 바위라고 할 수 있어요. (미소)”(예나)
데뷔 후 가장 길었던 공백 기간을 잘 버텨낸 그레이시는 총 7트랙으로 구성된 미니앨범 ‘M’으로 그간 갈고 닦은 내공을 폭발시키겠단 각오다. 미니앨범을 발매하는 건 데뷔 이후 이번이 처음. 멤버들은 “완성도가 높은 앨범이다. 만족도는 200%”라면서 앨범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이틀곡으로 택한 곡은 강렬한 분위기의 댄스곡인 ‘숨;’(Blood Night)다. 그간 상큼하고 발랄한 매력을 강조해왔던 그레이시는 콘셉트를 180도 바꿔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을 예정이다. 멤버들은 “신곡 제목과 콘셉트에 맞춰 ‘숨 멎을 준비하세요’라는 멘트를 준비했다”며 웃어 보였다.
“‘숨;’은 도입부의 강렬한 비트가 인상적인 뱀파이어 콘셉트 곡이에요. 미련들로 덮인 꿈속을 벗어나려는 상황을 표현한 곡이기도 하고요.” (혜지)
“여태껏 발랄한 곡들로만 활동했어요. 그에 맞춰 귀엽고 통통 튀는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고요. 이번 활동을 통해선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공백기를 거치면서 멤버 모두 성인이 된 만큼, 이번 콘셉트를 잘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예나)
“혜지 언니가 고음으로 애드리브를 계속하는 부분이 킬링 포인트에요. 그 부분을 꼭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예소)
그레이시는 타이틀곡 퍼포먼스에도 남다른 공을 들였다. 멤버들은 댄서들과 합을 맞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게 데뷔곡 ‘쟈니고고’ 활동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설레는 마음을 표했다.
“뱀파이어 3명이 인간 1명을 포섭하는 스토리가 녹아있다는 점이 재미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레이시만의 다크하고 고혹적인 매력을 확인시켜드릴 수 있는 무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예나)
수록곡 중 선공개곡으로 먼저 선보인 ‘샤이닝 모먼트’(SHINING MOMENT)는 타이틀곡 못지않게 애착이 큰 곡이다. 멤버들은 팬송으로 기획된 이 곡의 작사를 직접 맡아 팬들을 향한 진솔한 마음을 녹여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팬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심정이었을 팬들에게 팬송으로나마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었어요.” (예나)
“‘시럽’이 저희를 빛내준 것처럼, 저희도 ‘시럽’을 빛날 수 있게 해주겠단 메시지를 담아봤어요.” (예소)
“팬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예쁜 말들을 모아모아 가사를 완성했어요.” (신영)
그레이시는 이번 앨범에 타이틀곡 ‘숨;’의 일본어 버전을 함께 수록했다. 2019년 현지에서 두 달여간 장기 공연을 펼쳤을 때 ‘입덕’한 뒤 여전히 변치않은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일본 팬들을 위해서다. 혜지는 “당시 공연장 인근에서 ‘생얼’로 지나가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셨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고 웃으며 “‘숨;’으로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싶다”고 소망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레이시는 “‘음악방송 1위 후보가 된 그레이시’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오길 꿈꾸고 있다”고 웃으며 이번 앨범으로 거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멤버들은 “타이틀곡의 완성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고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대박의 징조라고 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겪기도 한큼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모닥불 앞에 앉아 주문을 거는 장면을 촬영할 때 테이블을 덮고 있던 천에 불이 붙는 일이 있었어요. 멤버들과 손을 잡고 ‘불멍’을 하고 있었는데 스태프들이 갑자기 저희를 안고 대피를 시켜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예나)
“가요계에선 녹음실이나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나면 대박이 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만큼 대박의 징조가 아닐까 기대하고 있어요.” (혜지)
활동을 쉰 기간이 길었던 만큼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도 많다. 그레이시는 “어디에 나가도 웃길 자신이 있을 정도로 멤버들 모두 예능감이 뛰어나다”면서 “‘주간아이돌’을 비롯해 아이돌 그룹의 필수코스로 불리는 프로그램을 전부 섭렵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