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미국팀 우승, 추격은 거셌지만 이변은 없었다
by김인오 기자
2015.10.11 16:33:03
| 필 미켈슨이 11일 열린 프레지던츠컵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 경기 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AFPBBNews) |
|
[송도=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리더보드가 온통 붉게 물들었다. 빨간색 숫자는 미국팀의 스코어다. 인터내셔널팀의 상징색인 파란색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늘어났지만 끝내 이변은 없었다. 17년 만의 우승을 노리던 ‘세계연합군’의 도전은 말 그대로 ‘고군분투’로 끝이났다. 간발의 차이로 희망을 봤지만 마지막에 웃은 팀은 세계최강 미국이었다.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일본, 태국, 인도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모인 인터내셔널팀은 11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7380야드)에서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대회 마지막날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5승2무5패로 균형을 맞췄지만 앞서 벌어진 1점을 뒤집지 못하고 미국팀에 무릎을 꿇었다. 최종 성적은 미국팀 15.5점, 인터내셔널팀 14.5점이다.
2005년부터 올해 대회까지 6회 연속 우승 금자탑을 달성한 미국팀은 역대 전적에서도 9승1무1패로 인터내셔널팀에 압도적인 우위를 재확인했다.
이날 대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데다 강풍까지 불어 초겨울을 연상케 하는 궂은 날씨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첫날 1승 4패로 패색이 짙었던 인터내셔널팀은 둘째날과 셋째날 경기에서 미국팀을 압도하며 승점 8.5-9.5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7경기를 잡아야 우승할 수 있어 부담은 컸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라 기대를 저버리진 않았다.
출발은 좋았다. 인터내셔널팀은 두 번째 주자로 출발한 애덤 스콧(호주)은 전 세계랭킹 1위다운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리키 파울러(미국)에 6홀차 완승을 거뒀다. 포섬, 포볼 4경기에 출전해 4승을 거둔 ‘믿을맨’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도 패트릭 리드(미국)에게 시종일관 끌려가다가 마지막에 극적인 이글을 뽑아내 무승부로 귀중한 승점을 보탰다.
하지만 미국의 공세는 거셌다.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를 상대로 1홀차 승리를 낚았고, 베테랑 필 미켈슨은 찰 슈워젤(남아공)을 상대로 4홀을 남기고 5홀을 앞선 채 경기를 끝내며 12-10으로 인터내셔널팀과의 격차를 벌려 나갔다.
인터내셔널팀은 포기하지 않고 반격에 나섰다. 우승에 필요한 승점 15.5점까지 3.5점을 남겨둔 미국은 마치 여유를 부리듯 한 경기씩 내주기 시작했다.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는 13번홀까지 J.B. 홈스(미국)에게 1홀차로 지고 있다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내 인터내셔널팀에 소중한 승점 1점을 선물했다. 통차이 자이디(태국)는 앞서고 있던 버바 왓슨이 18번홀에서 40㎝ 남짓한 버디 퍼트를 놓친 덕에 행운의 승점 0.5점을 획득했다. 여기에 단장 추천으로 막판에 합류한 스티븐 보디치(호주)가 지미 워커(미국)를 2홀차로 꺾으면서 승점 12.5-12.5로 동점이 됐다.
리더보드를 가득 채웠던 붉은색(미국팀의 스코어 표기 색)이 점차 사라질 즈음 인터내셔널팀의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의 결정적인 실수가 터져나왔다. 라히리는 18번홀에서 1m가 안되는 버디 퍼트를 놓쳐 버디를 기록한 크리스 커크(미국)에게 1홀차로 패했다. 인터내셔널티의 에이스 제이슨 데이(호주)도 잭 존슨(미국)에게 2홀차로 무너졌다.
마크 레시먼(호주)이 미국팀의 에이스 조던 스피스를 1홀차를 꺾고, ‘전승 사나이’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가 매트 쿠차(미국)를 1홀차로 꺾으면서 승부는 14.5-14.5,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남은 것은 마지막 조로 나선 배상문(29)과 빌 하스(미국)의 경기였다. 배상문은 마지막 18번홀에서 통한의 실수로 무릎을 꿀었다. 1홀차로 뒤져 무승부를 노리던 배상문은 홀을 향해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날렸지만 그린에 미치지 못하고 다시 굴러 떨어졌다. 네 번째 샷만에 그린에 올라선 배상문은 하스가 벙커 샷을 홀에 붙이자 패배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