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충만' 韓여자축구, 우승후보 브라질도 두렵지 않다

by이석무 기자
2015.06.09 09:54:18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결전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5 캐나다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

첫 출전한 2003년 미국 월드컵에서 3전전패로 물러나야 했던 한국 여자축구로선 12년 만에 찾아온 중요한 기회다. 12년 전과는 경험이나 실력면에서 부쩍 성장했다.

그 사이 2010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선 3위를 차지했고 같은 해 17세 이하 월드컵에선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 강유미(24·KSPO), 이금민(21·서울시청) 등 당시 어린 주역들은 이제 당당히 대표팀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물론 골키퍼 김정미(29·인천현대제철), 공격수 박은선(29·로시얀카) 등 12년전 월드컵 멤버도 여전히 건재하다. 신구의 조화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인 브라질은 축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다. 남자축구에선 월드컵 최다 우승(5회)을 자랑한다. 여자축구 역시 강하다. 월드컵 우승 경험은 아직 없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를 지키고 있다. FIFA랭킹 18위인 한국보다 분명 전력에서 앞선다. 12년전 미국 월드컵에서도 한국과 맞붙어 3-0 대승을 거둔 바 있다.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브라질 선수는 세계적인 공격수 마르타(로젠가르드)다. 마르타는 FIFA 올해의 여자선수상을 5번이나 받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14골을 터뜨려 개인 통산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1골만 추가하면 역대 최다골 대기록을 달성한다.

마르타가 아니더라도 브라질은 초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공격수 크리스티안(센트로 올림피코)은 여자 남미축구선수권대회인 2014 코파아메리카 페메니나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미드필더인 안드레사(산호세)도 통산 A매치 득점이 9골이나 된다. 수비수들 역시 언제든지 공격에 가담해 골을 넣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당초 한국은 브라질과의 첫 경기는 큰 점수차로 지지 않는 것에 무게를 뒀다. 강팀인 브라질전에서 힘을 빼기 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인 코스타리카, 스페인전에 총력전을 기울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FIFA랭킹 2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무승부(0-0)를 기록한 뒤 분위기는 달라졌다. 미국을 상대로 싸운 체력과 정신력으로 맞선다면 브라질도 못넘을 산이 아니라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윤덕여 감독도 브라질을 상대로 피할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다. 윤 감독은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이라며 “세상에 지려고 하는 경기는 없다. 분명히 우리에게 찬스가 올 것이다. 전술적인 변화는 있겠지만 물러서서 꼬리 내리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대표팀 공격수인 박은선(29·로시얀키) 역시 “여자 축구는 팀 분위기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 전체적으로 ‘으샤으샤’하는 분위기”라며 “선수들이 분명히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습과 세트피스가 브라질 격파의 핵심 키워드다. 지난 미국과의 평가전처럼 먼저 안정된 수비 조직력을 갖츤 뒤 상대 허점이 보일때 빠른 역습을 전개하는게 중요하다. 선발 라인업에도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세트피스는 약팀이 강팀에게 골을 빼앗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8일 팀 훈련에서도 30여분간 코너킥 상황을 중심으로 한 세트피스 훈련에 집중했다.

발 재간이 좋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와 킥 능력이 뛰어난 정설빈(25·인천현대제철)이 세트피스를 책임진다. 특히 정설빈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북한과의 준결승전에서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 골로 성공시킨 바 있다. 지난달 18일 월드컵 출정식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프리킥으로 골을 넣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