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삼성 승부수, 이택근은 OK 유한준은 실패
by정철우 기자
2014.11.08 16:45:17
| 넥센 유한준이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서 2회 쐐기 스리런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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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3차전 부터 변수 시리즈로 바뀐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4차전 주인공은 유한준이었다.
유한준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서 2-0으로 넥센이 앞선 2회 2사 2,3루서 삼성 두 번째 투수 배영수로부터 좌월 스리런 홈런을 뽑아냈다. 팀의 대승을 이끈 결정적 한 방.
확률을 뒤집은 홈런이었다는 점에서 넥센에 희망을 더할 수 있었다.
유한준은 정규시즌서 배영수에게 9타수 1안타로 약했다. 안타 1개가 홈런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확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치였다. 그러나 유한준은 다시 한 번 숫자를 뒤집는 승부를 펼쳤다.
전날 3차전서는 넥센 투수 오재영이 평균 자책점 27.00이라는 처참한 상대 성적을 딛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팽팽한 승부를 이끈 바 있다. 8회초, 넥센 수비 땐 이승엽의 타구에 대한 수비진의 판단 미스 탓에 극적 동점이 되고 결국 삼성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1,2차전은 정규 시즌의 성적에 지배되는 시리즈였다. 하지만 3차전을 통해 가을 야구 다운 변수들이 속출하며 흥미로운 경기를 만들었다.
배영수의 실투가 뼈 아픈 대목이었다.
배영수는 0-2로 뒤진 2사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는 이택근. 배영수와 진갑용 배터리는 몸쪽으로 출발했다. 초구는 몸쪽 공이 손에서 빠지며 이택근의 머리쪽으로 공이 향했다. 이후 2개의 공도 잇달아 몸쪽이었다. 볼 카운트가 2-0으로 몰렸음에도 3루째도 몸쪽 직구를 택했다. 홈 플레이트를 살짝 훑고 지나갈 만큼 기가 막힌 제구가 이뤄졌다.
이후 승부구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 위기를 넘기기만 하면 삼성이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다. 뜻하는대로 제구가 이뤄지며 이택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기에 더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그러나 유한준에게 당하고 말았다. 초구로 선택한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고, 유한준의 스윙이 빠르게 돌아나오며 좌월 스리런 홈런이 됐다.
앞 타자인 이택근에게 몸쪽 의식을 심어준 만큼 유한준에게는 역으로 바깥쪽 유인구를 택한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 앞 타자의 타석을 보고 들어온 만큼 이택근에게 통한 방식이 아닌 제3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공은 의도와 달리 가운데로 몰렸고 9타수 1안타라는 압도적 기록도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