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리포트]'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 '두근두근 20분 칸 입성기'
by강민정 기자
2014.05.18 19:08:21
[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무대에 오르기 20분전. 해변 거리를 걷다 한 호텔의 극장 앞에서 만난 그는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6년 6개월여 만에 선보인 신작을 전 세계 영화 취재진 앞에서 선보이는 날. 영화는 이미 시작됐고, 끝나길 기다리던 그는 기자회견을 위해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머릿속이 하얘져요”라고 입을 연 그는 긴장해보였다. 그러나 이내 “아, 아니 괜찮아요! 편안합니다”라며 웃는 모습에선 평상심을 찾은 듯했다. ‘쇼타임’, 그가 무대에 오를 시간이 다가왔다.
18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9시. 프랑스 칸에 위치한 JW메리어트 호텔 극장에서는 영화 ‘끝까지 간다’의 프레스 스크리닝이 열렸다. ‘끝까지 간다’는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출품됐고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이 칸을 찾았다.
| 김성훈 감독(오른쪽)이 18일(현지시각) 오전 10시 30분께 프랑스 칸에 위치한 JW메리어트 호텔 극장 앞에서 칸 영화제 감독주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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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르기 전 우연히 김성훈 감독을 만나 프레스 스크리닝이 끝나고 이어지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기자회견 장소로 내려가면서 ‘감독주간’ 부문을 상징하는 포스터를 마주한 김성훈 감독은 “이 콘셉트가 우리 영화와 맞는 것 같다. 이거 우리 영화 포스터 아니냐. 저작권의 문제가 있진 안하? 돈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라며 농담을 던졌다. 통역으로 전달된 그의 말은 프랑스 현지 관계자들에게도 유머로 통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 김성훈 감독이 난생 처음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강민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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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감독은 감독주간 관계자들로부터 감독주간 공식 인스타그램에 등록될 ‘셀카’를 부탁받기도 했다. “셀프 카메라는 처음 찍어보는데”라며 멋쩍어하던 김성훈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 용 포스터로 만들어진 ‘끝까지 간다’를 배경으로 ‘45도’ 각도의 얼짱 구도로 자신의 얼굴을 담았다. “역시 감독님이라 구도를 아주 잘 잡으신다”는 우스갯소리가 터졌다.
시간을 기다리며 커피 혹은 물을 찾던 김성훈 감독은 드디어 무대 위로 올랐다. 그 특유의 차분한 말투와 그 속에 담긴 유머감각이 국적 불문으로 통했다. 기자회견 역시 유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성훈 감독은 불어로 짧은 인사말을 건넨 뒤 “칸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겠다. 꿈은 잘 때나 꾸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현실로 펼쳐져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성훈 감독은 이날 오후 5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830여 석에 이르는 극장 규모에서 열리는 일반관객 대상의 스크리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반응이 어떨지 걱정도 된다는 김성훈 감독이지만 지금까지 평단과 시사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 김성훈 감독이 프레스 스크리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강민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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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는 리뷰를 통해 “스릴러라는 장르 속에 적당한 비틀림이 있다. 놀라우리만큼 완벽하게 짜여진 이야기 구조와 그 안의 블랙유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고 평가했다. 시사회가 끝난 후에도 현장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특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야기 끝에 공개된 결말에선 취재진들이 웃음을 터트리는 등 ‘끝까지 간다’를 즐긴 모습이었다.
김성훈 감독은 21일까지 칸에 머문 뒤 국내에서 개봉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끝까지 간다’는 29일 국내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