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리뷰]이소룡·성룡 '비교불가' 비의 유혈 액션 '닌자 어쌔신'
by김용운 기자
2009.11.06 18:55:34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거리의 고아였던 라이조(비 분)는 전설로만 알려진 비밀집단 오즈누 파에 의해 세계 최고의 인간병기로 키워진다. 하지만 조직에 의해 친구가 무자비하게 처형당하는 것을 목격한 라이조는 조직을 뛰쳐나와 복수를 준비한다.
한편 유로폴 요원 미카(나오미 해리스 분)는 정치적 암살사건을 추적하던 중 오즈누 파의 제거대상이 된다. 우연한 기회에 미카와 만나게 된 라이조는 공동의 적인 오즈누 파 분쇄를 위해 힘을 합치게 된다.
비의 할리우드 주연작 ‘닌자 어쌔신’이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닌자 어쌔신’은 ‘매트릭스’시리즈로 SF영화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워쇼스키 형제 감독과 제작자이자 감독인 조엘 실버가 10년을 준비한 프로젝트다. 평소 일본의 닌자에 주목했던 워쇼스키와 조엘 실버는 ‘닌자 어쌔신’을 일생의 프로젝트 중 한 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땅한 배우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던 중 ‘스피드 레이서’를 통해 인연을 맺은 비를 주인공인 라이조로 전격 캐스팅해 영화를 만들게 됐다.
이날 공개된 ‘닌자 어쌔신’은 우선 피가 난무하는 하드 고어한 액션 영화였다. 닌자의 주무기가 칼과 표창인 만큼 상영시간 내내 화면은 피로 물들었다. 팔, 다리가 절단되는 것은 예사였고 머리가 절단되거나 사지가 잘리는 장면은 예사로 나왔다.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처럼 영화는 시종일관 액션으로 가득 찼다.
라이조 역을 맡은 비는 탄탄한 근육질의 몸으로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이소룡과 성룡 및 이연걸 이후 아시아를 대표할 만한 액션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균형잡힌 역삼각형 몸매를 바탕으로 유연하고 파워풀한 움직임은 분명 할리우드의 다른 액션 배우는 물론 이소룡과 성룡에게서 보지 못한 ‘미학적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브이포 벤데타’를 만들었던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연출은 단조로운 편이다. 드라마의 개연성이나 스토리의 짜임새보다는 액션의 비주얼에 신경을 더 많이 쓴 느낌이다. 주인공인 라이조가 자신을 키워준 오즈누 파에게 핏빛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라이조의 인간적인 고뇌는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다.
‘닌자 어쌔신’은 창의적인 스토리와 사람의 심장을 조여 오는 긴박함이 넘치는 액션 영화는 아니다. 제임스 맥티그 감독은 어둠 속에서 섬광처럼 번쩍이는 닌자들의 액션을 스타일리시 하게 담는데 더 주안점을 주었다.
따라서 자극적인 폭력을 좋아하지 않는 관객이라면 ‘닌자 어쌔신’은 눈살을 찌푸릴만한 요소가 많지만 액션을 즐기는 관객들에게는 충분한 재미를 줄 만한 영화다. 인간의 육체가 펼치는 액션의 미학을 감상하려는 관객이라면 ‘닌자 어쌔신’은 분명 높은 점수를 줄만한 작품이다.
또한 피투성이 야차처럼 오즈누의 본거지를 유황불의 지옥으로 만드는 비의 액션은 합격점을 주어도 무리가 없다. 덕분에 감독은 마지막 장면에서 ‘닌자 어쌔신’의 2편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청소년 관람불가, 오는 2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