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세일즈' 연우진 "김성령과 母子 호흡, 얼굴만 봐도 몰입"[인터뷰]③
by최희재 기자
2024.11.19 15:33:4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저희 어머니가 정말 열혈 팬이셨어요.”
배우 연우진이 19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JTBC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김성령과의 호흡을 전했다.
지난 17일 종영한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성장·우정에 관한 드라마. 김성령은 방판 시스터즈의 브레인 오금희 역으로 분했다. 연우진은 극 중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아이비리그 명문대 출신이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이 된 김도현 역을 맡았다.
연우진은 김성령의 비밀이자 친아들 역으로 연기한 소감에 대해 “일단 저희 어머님이 보시면서 너무 슬퍼하셨다. 보시면서 감정 이입을 많이 하셨다”며 “김성령 선배님은 실제로 너무 소녀 같으셨다. (캐릭터가) 다 큰 입장에서 보면 나이 차이가 안 나는 것처럼 어색할 수 있지만 디테일하게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님이 너무 어려보이셔서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느끼실 수 있겠다 싶었다.(웃음) 얼굴만 봐도 몰입이 됐다. 따뜻함과 섬세함에 있어서는 실제 어머니 같으셨다”며 “기저에 깔려있는 감정 자체가 그리움이 있었어서 몰입하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출신의 서울에서 온 엘리트 경찰, 시골과는 어울리지 않는 잘생긴 외모라는 캐릭터성을 그려내기 위해 연우진은 어떤 노력을 했을까. 연우진은 “다이어트를 계속하고 3kg 정도 뺐다. 논산에서 정말 많이 뛰었다”며 뛴 흔적이 빼곡하게 남아있는 러닝 캘린더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논산 볕이 정말 뜨거운데 저는 개인적으로 까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많이 태우기도 했다. 물론 서울 사람이지만 그 시대를 표현할 수 있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고전적이면서 까맣고 클래식한 멋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안84의 ‘나 혼자 산다’를 보고 러닝에 빠졌다는 연우진은 “도취돼서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해봤는데 그런 매력이 있더라”라며 섭외가 들어오면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고 덧붙였다.
쉴새없이 일하며 지쳐있던 연우진에게 ‘정숙한 세일즈’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앞으로 그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연우진은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색다른 모습을 과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다가가려고 한다”며 “하고 싶은 거야 늘 많지만 저는 시간이 주는 기회 비용을 생각하는 편이다. 너무 쉬지 않는 선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빨리 하면서 연기로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잠시 고심하던 연우진은 “결핍이 강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저는 결핍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접근, 디자인을 하는 편인데 그런 부분에서 수위가 강하고 센, 농도 짙게 표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계절로 얘기하자면 진한 가을, 커피로 얘기하자면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박해영 작가님을 너무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한 분”이라고 전했다. ‘나의 해방일지’에서 손석구가 연기했던 구씨 같은 연기도 해보고 싶냐는 질문엔 “그말을 너무너무 하고 싶었지만 제가 하긴 그렇고.(웃음) 모든 작품이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