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호랭이·블아필·DM…걸그룹 러시 속 '음악PD 대전'

by김현식 기자
2023.02.15 12:05:00

트라이비·스테이씨·라임라잇 음악 및 활동 진두지휘

신사동호랭이
트라이비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4세대 걸그룹들의 출격 러시가 이어지는 상황 속 유명 음악 프로듀서들 간의 흥미로운 대결 구도가 만들어져 이목을 끈다. 각각 트라이비와 스테이씨의 음악 작업을 책임진 신사동호랭이와 블랙아이드필승(최규성, 라도), 라임라잇을 제작한 DM(디지털마스터)이 그 주인공이다.

신사동호랭이, 블랙아이드필승, DM은 가요계에서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사이다.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작 및 음악 작업을 이끈 걸그룹들의 신곡이 약속이나 한듯 14일 나란히 공개되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사동호랭이는 트라이비의 새 미니앨범 ‘웨이’(W.A.Y)에 수록된 5곡 전곡 음악 작업에 두루 참여했다. 트라이비는 2021년 데뷔한 7인조 걸그룹으로 송선, 켈리, 진하, 현빈, 지아, 소은, 미레 등이 속해 있다. 신사동호랭이는 팀 론칭 기획 단계 때부터 트라이비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쏟아왔다.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땐 멤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2000년대 유행했던 음악을 재해석한 테크노 팝 장르 곡으로 지친 현실에서 소리치고 싶은 속마음을 표현한 가사가 특징인 곡인 타이틀곡 ‘위 아 영’(WE ARE YOUNG)이 신사동호랭이와 트라이비의 끈끈한 교감과 남다른 호흡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업물이다.

트라이비 멤버 송선은 신곡 발표 당일에 연 언론 쇼케이스에서 “이전 활동을 끝낸 이후 프로듀서님과 멤버들이 다 같이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며 “그때 멤버들이 ‘웃으면서 철없이 즐기는 무대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프로듀서님이 ‘이번엔 너희 본 모습대로 놀아 봐’라고 하시면서 작업해주신 곡이 바로 ‘위 아 영’”이라는 뒷이야기를 밝혀 이목을 끌었다.

블랙아이드필승
스테이씨
블랙아이드필승은 자신들이 론칭한 팀으로 수민, 시은, 아이사, 세은, 윤, 재이 등으로 이뤄진 6인조 걸그룹 스테이씨의 새 싱글 ‘테디 베어’(Teddy Bear)에 담긴 2곡의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하며 또 한 번 음원 차트 상위권 정조준에 나섰다. 앞서 블랙아이드필승은 스테이씨에게 선물한 곡인 ‘에이셉’(ASAP), ‘색안경’(STEREOTYPE), ‘런투유’(RUN2U) 등의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시너지를 입증한 바 있다.



‘테디 베어’의 경우 스테이씨 팀 아이덴티티인 ‘틴 프레시’(TEEN FRESH)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팝 펑크 장르 곡이다. 가사에는 ‘나만의 히어로가 되어준 든든한 테디 베어처럼 희망과 위안을 주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따. 스테이씨 멤버 시은은 컴백 당일 개최한 언론 쇼케이스에서 “이번 활동으로 ‘틴 프레시’가 어떤 장르인지 제대로 보여드리겠다. 더 나아가 ‘틴 프레시’가 4세대를 대표하는 장르이자 K팝을 대표하는 장르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강렬한 포부를 드러냈다.

YG엔터테인먼트 힙합듀오 YMGA 멤버 출신이기도 한 DM은 자신이 제작한 3인조 걸그룹 라임라잇의 정식 데뷔 앨범 타이틀곡 ‘어니스틀리’(HONESTLY) 뮤직비디오를 세상에 내놓았다. 음원 및 음반 발매일은 오는 17일인데, 이에 앞서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택했다.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움직임이다.

이토미유, 수혜, 가은으로 구성된 팀인 라임라잇은 ‘음악으로 승부하는 팀’을 지향한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프리데뷔 활동에 나설 당시 연 언론 쇼케이스에서 “거창한 세계관이 없어도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다”며 “세계관 대신 저희의 목소리로 행복과 위로를 드릴 것”이라는 포부를 밝혀 주목받았다.

DM
라임라잇
이번에도 그 기조를 이어간다. 정식데뷔 앨범 타이틀곡인 ‘어니스틀리’는 꿈에 그리던 사람을 처음 만난 이후 용기 있게 먼저 다가가 계속 물음표를 던지는 소녀의 심정을 그린 러브송. 멤버들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편안하게 듣기 좋은 곡인 ‘어니스틀리’로 라임라잇이 음악으로 승부하는 팀이라는 걸 확실히 알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걸그룹들의 성공을 위해 열정을 바치고 있는 신사동호랭이, 블랙아이드필승, DM은 함께 힘을 모아 음악 작업을 했던 시절도 있다. 신사동호랭이와 블랙아이드필승은 EXID의 데뷔 초 활동곡을 같이 쓴 사이다. 신사동호랭이와 DM의 경우 포미닛의 ‘거울아 거울아’가 대표 합작곡이다. 그런 만큼 4세대 걸그룹 출격 러시 속 형성된 대결 구도가 더욱 흥미롭게 여겨진다.

DM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후배 음악 프로듀서들과 같은 시기 신곡을 선보이게 되었다는 게 신기하고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K팝의 저력을 함께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