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공격-볼것없는 공연' 역대 최악의 슈퍼볼

by이석무 기자
2019.02.04 14:13:08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타이트 엔드 롭 그론코스키(왼쪽)와 쿼터백 톰 브래디가 슈퍼볼 우승 후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BBNews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마룬5의 애덤 레바인(왼쪽)과 래퍼 트래비스 스콧과 빅보이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북미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은 슈퍼볼은 미국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TV 앞에 앉아 시청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끄는 초대형 이벤트다. 하지만 올해는 슈퍼볼은 역대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전망이다.

뉴잉글랜드는 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3회 슈퍼볼에서 로스앤젤레스(LA) 램스를 13-3으로 제압했다.

1959년 창단 이후 통산 11번째 슈퍼볼에 진출한 뉴잉글랜드는 2002년, 2004년, 2005년, 2015년, 2017년에 이어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함께 최다 우승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실망 그 자체였다. 리그 득점 2위 램스와 리그 득점 3위 뉴잉글랜드의 대결인 만큼 팬들은 화끈한 득점 공방을 기대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들은 양 팀 키커였다. 키커가 공을 들고 상대 진영으로 멀리 차서 보내는 것을 펀트킥이라고 한다. 키커가 펀트킥을 찬다는 것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공격권을 상대에게 넘겨준다는 의미다.

이날 램스의 키커인 조니 헤커는 무려 9번의 펀트킥을 찼다. 뉴잉글랜드 키커인 라이언 앨런도 5번의 펀트킥을 기록했다. 그만큼 수비가 막강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무기력한 공방이 계속 이어졌다는 뜻이다.



3쿼터를 마쳤을때 두 팀의 스코어는 겨우 3-3이었다. 이는 슈퍼볼 역사상 최소 득점 기록이었다. 경기 시작 후 초반 45분 동안 터치다운이 1개도 나오지 않은 것은 슈퍼볼 역사상 처음이었다. 결국 램스는 이날 경기 내내 단 1개의 터치다운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날 슈퍼볼은 경기 전부터 큰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램스 대 뉴올리언스 세인츠와의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피언십에서 나온 심판의 오심은 슈퍼볼을 얼룩지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었다. NFL 사무국은 잘못된 판정을 인정하면서도 “재경기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램스 입장에선 우승을 해도 찜찜한 상황이었다.

마룬5와 래퍼 트래비스 스콧과 빅보이가 장식한 하프타임쇼도 맥빠지긴 마찬가지였다. 마룬5는 이번 슈퍼볼을 앞두고 여러가지 논란을 의식한 듯 히트곡을 위주로 안전하게 공연을 펼쳤다.

미국 내에서 흑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고향인 애틀랜타에서 열린 슈퍼볼이었다. ‘무릎꿇기’ 운동을 주도한 콜린 캐퍼닉을 철저히 ‘왕따’시켜버린 NFL은 하프타임쇼마저 백인 입맛에 맞는 철저히 맞췄다.

USA투데이는 이날 슈퍼볼에 대해 “NFL 하프타임에 나온 광고가 이날 밤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