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TV 시청포인트]'워낭소리' 안방서도 '대박' 터트릴까?
by김용운 기자
2009.10.01 10:10:02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올해 설날 극장가를 휩쓸었던 '워낭소리'가 한가위 안방극장의 시청률 경쟁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 지상파 3사가 선보이는 추석특집 영화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4일 오후 11시10분 SBS에서 방영하는 '워낭소리'다.
'워낭소리'는 경북의 산골마을에 사는 할아버지 부부와 수십년간 고락을 같이한 늙은 소의 사계절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는 지난 1월15일 설 대목을 앞두고 개봉해 설 연휴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사상 전무후무한 293만 관객을 동원, 제작비 대비 올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부상하며 신드롬을 양산했다.
'워낭소리'의 흥행의 배경에는 시골에서 소에 의지해 고집스럽게 농사를 짓는 주인공 할아버지와 늙은 소의 교감이 중년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낭소리'는 디지털로만 상영되었기 때문에 흥행규모에 비해 많은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했다. 따라서 '워낭소리'의 소문만 들었던 '어르신'들이 TV에서 방영하는 '워낭소리'에 채널을 고정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워낭소리'와 함께 올해 설 연휴 극장가서 흥행을 주도했던 오우삼 감독의 전쟁사극 '적벽대전2' 역시 추석 안방극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MBC는 추석 당일인 3일 오전 11시10분과 연휴 마지막날인 4일 밤 10시35분에 각각 '적벽대전1'과 '적벽대전2'를 방영한다.
'적벽대전1'은 지난해 여름 개봉했고 '적벽대전2'는 올 설 연휴에 개봉해 각각 180만과 2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삼국지의 하이라이트인 적벽대전을 소재로 한 '적벽대전'은 약 8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양조위가 오나라의 제독인 주유로, 금성무가 촉나라의 책사인 제갈량으로 분해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역대 삼국지를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중에 가장 스케일이 큰 작품이자 최신작인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흥행성적으로만 보면 KBS 2TV에서 4일 오후 11시45분에 방영하는 '테이큰' 역시 '워낭소리'와 '적벽대전'에 비해 만만치 않은 기록을 자랑한다.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특수 요원 출신 아버지의 활약상을 담은 '테이큰'은 긴박한 전개와 시원한 액션으로 지난해 4월 극장가 비수기에 개봉해 2주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테이큰'이 '워낭소리'와 '적벽대전'에 비해 화제성은 떨어지지만 영화의 오락적인 재미가 입소문으로 증명됐던 작품인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은 높다.
이 세 작품 외에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방영되는 추석 특집 영화들의 중량감은 예년 명절 기간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할리우드 액션 대작이나 한국 영화 최신 흥행작이 보이지 않아서다.
KBS 2TV는 ‘테이큰’ 외에 3일 오후 10시15분 이민호, 박보영이 출연하는 ‘울학교 이티’와 같은 날 밤 12시25분에 ‘스카우트’ 등의 영화를 준비했다. ‘울학교 이티’는 지난해 가을 개봉해 30만명도 되지 않은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그러나 스타로 떠오른 이민호, 박보영이 함께 출연한 작품인 만큼 안방극장에서 재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카우트’ 또한 2007년 11월에 개봉해 100만명의 관객을 채우지 못했지만 야구 붐을 타고 시청률로 흥행의 아쉬움을 털어낼 태세다.
MBC는 ‘적벽대전’ 1편과 2편 외에는 ‘최강로맨스’(2일 밤 12시50분)과 ‘마강호텔’(3일 밤 1시45분) 및 ‘D.O.A’(4일 밤 1시)를 준비했다. 세 편 모두 극장에서 개봉된 지 2년 이상 된 작품이며 100만 이상 흥행 한 영화도 없고 작품성이나 오락성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SBS는 ‘워낭소리’ 외에 ‘바르게 살자’(3일 밤 12시20분)과 ‘즐거운 인생’(4일 밤 12시40분)을 방송한다. KBS와 MBC가 준비한 영화들에 비해 흥행과 작품성 모두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지만 두 영화 모두 2007년에 개봉됐던 영화이기에 신선한 작품은 아니다.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국의 한 편성 관계자는 “올해는 추석연휴가 짧은 데다 주말이 겹쳐 있어 영화의 편성이 쉽지 않았고 방송사 긴축재정으로 인해 최신 흥행작을 구매하는 데 따른 예산 확보도 어려웠다”며 “다른 명절기간에 비해 특선 영화 중 화제작이 적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