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조정석, 몸수색인가 성추행인가

by김윤지 기자
2016.09.15 11:31:16

‘질투의 화신’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모두가 잠든 밤, 여자 홀로 잠든 숙직실에 남자가 나타난다. 인기척 없이 홀연히 나타난 그는 여자가 깨자 휴대전화를 내놓으라 한다. 당황한 여자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지만 없다. 남자는 몸수색에 나선다. “어딜 더듬나”며 여자가 격렬히 저항하지만 남자는 무력을 사용한다. 여자가 성추행이라고 말하자 “이게 싫었으면 아까부터 일어났다. 너 나 아직도 좋아하지”라며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급기야 여자의 발차기로 상황이 무마된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미니시리즈 ‘질투의 화신’ 속 한 장면이다. 이화신(조정석 분)은 표나리(공효진 분)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자신의 ‘수치스러운’ 동영상을 삭제하려 한다. 이화신은 표나리가 모든 전말을 알고 있다는 점이 늘 조마조마하다. 그러던 중 이화신은 표나리가 자신의 절친 고정원(고경표 분)에게 재미있는 동영상을 보여주는 광경을 목격한다. 전혀 다른 동영상임에도 이를 오해한 이화신은 표나리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려다 그의 숙직실에 침투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문제는 마초로 설정된 이화신이란 캐릭터에 대한 묘사다. 표나리를 향해 “계집애가 말대꾸를 따박따박한다”, “잘도 쳐먹는다” 등 거친 표현은 기본이고, 몸수색인지 성추행인지 모를 행동도 감행한다. 드라마 속 한 장면으로 넘어갔지만, 실제로 벌어졌다면 성추행이다. “좋아하니까 가만히 있었다”는 성범죄자들의 그릇된 논리도 그대로 가져왔다. 지질한 마초인 이화신은 이를 사과하지 않고, 그 누구도 엄격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고정원은 행패를 부리는 이화신에게 “갱년기야 뭐야”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시청자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에 불편함을 호소한다. ‘질투의 화신’ 공식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네티즌 ssh****은 해당 장면을 두고 “엄연한 직장 내 성범죄”라고 꼬집었다. 조정석이란 호감형 배우가 연기해 덜 위협적으로 보일 뿐, 이화신의 각종 폭력성이 은연 중에 정당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다. 앞서 병실 장면에서도 무력으로 표나리를 제압했던 이화신이다. 반면 상황이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앞서 ‘질투의 화신’은 기상캐스터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질투의 화신’ 측은 기상 캐스터로 자부심을 느끼며 성장하는 캐릭터의 변화를 주목해 달라며 비하의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몸수색을 가장한 성추행 등 이화신의 언행은 ‘여성 혐오’ 논란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통통 튀는 감성의 로맨틱 코디미 ‘질투의 화신’이 불필요한 논란으로 힘을 빼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