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창단 17년 만에 프로농구 첫 정규시즌 우승

by이석무 기자
2014.03.09 17:01:00

창단 17년 만에 첫 프로농구 정규시즌 우승을 이룬 창원 LG. 사진=KBL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농구 창원 LG가 창단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LG는 9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카드 2013~2014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95-85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40승14패를 기록, 울산 모비스와 동률을 이뤘지만 모비스와의 상대전적 골 득실에서 9점 앞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LG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7년 3월 창단 이후 사상 처음이다. LG는 1997~1998, 2000~2001, 2002~2003, 2006~2007시즌 등 네 차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지만 번번이 1위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LG는 인천 전자랜드(4위)-부산 KT(5위)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된다. LG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 승리하게 되면 사상 첫 통합 우승을 이루게 된다.

LG는 지난 2년간 정규리그 7, 8위에 머물면서 플레이오프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단숨에 전력을 끌어올렸다

우선 전자랜드의 간판스타였던 자유계약선수(FA) 문태종을 6억8000만원이라는 올시즌 최다 연봉을 주고 영입했다. 이어 대형신인 김종규를 지명한데다 특급가드 김시래까지 트레이드 해오면서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여기에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 등 새로 뽑은 외국인선수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하위권 팀에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발돋움했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서울 SK, 울산 모비스와 함께 ‘빅3’를 형성하며 우승 경쟁을 펼쳤다. 김시래가 경기를 조율하고 문태종이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책임졌다. 여기에 외국인선수와 김종규의 골밑 활약에 유병훈, 조상열 등의 식스맨 활약까지 더해져 난공불락의 팀이 됐다.

고비도 있었다. LG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수면 위로 오르는 듯 했다. 중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턴오버를 남발해 허무하게 패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았다.

하지만 시즌 막판 중요한 고비에서 베테랑 문태종이 해결사로 나서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또한 문태종의 부족한 체력과 수비력을 다른 토종선수들이 훌륭히 매워주면서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이날 KT가 LG에게 패하면서 정규리슺 4위 자리는 인천 전자랜드에 돌아갔다. 전자랜드는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95-79로 승리, 28승26패가 되면서 KT와 고양 오리온스(이상 27승27패)를 밀어내고 4위를 차지했다.

KT는 오리온스와 27승27패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대결 골득실에서 KT가 2점을 앞서 5위에 올랐고 오리온스는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결과로 플레이오프 대진도 최종 확정됐다. 3위 서울 SK와 6위 고양 오리온스의 6강전 승자가 2위인 모비스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또한 4위 KT와 5위 전자랜드의 6강전 승자는 1위 LG와 4강에서 맞붙는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는 12일부터 전자랜드 대 KT의 1차전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