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은 늘 영화였어요" 월드스타 강수연 1주기…오늘(7일) 추모전 개막
by김보영 기자
2023.05.07 14:21:42
7일 메가박스 성수에서 1주기 추모전 개막식
유지태 사회→김현철·공성하 '그대 안의 블루' 특별공연
여전히 그리운 영화계의 큰 누나…추모 줄이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 영화를 빛낸 원조 월드스타, 고(故) 배우 강수연이 우리의 곁을 떠난 지 1년이 흘렀다. 아울러 오늘(7일) 고인의 1주기를 기념해 영화인들이 마련한 추모전이 베일을 벗고 영화 팬들을 만난다.
강수연은 지난해 5월 7일 서울 강남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 고인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됐다. 병원에 이송된 후 뇌출혈 진단을 받았던 고인은 이틀 내내 의식을 찾지 못했고, 결국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비보를 접했던 영화인들과 연예계 각계 인사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깝고 침통함을 표현하며 그를 애도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졌고, 장례위원장에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비롯한 영화 감독, 배우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후 강수연의 업적과 위상을 기리기 위해 장례위원장을 맡았던 김동호 전 이사장과 고인의 동생 강수경 씨, 임권택 감독이 배우 박중훈, 예지원, 유지태 등 영화인 29인과 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수개월간 추모전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그 노력과 준비의 결실이 이날 오후 6시 추모전 개막식을 통해 막을 연다. 추진위는 1주기 추모전의 이름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으로 명명하고 지난 6일부터 오는 9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과 메가박스 성수에서 개최한다. 앞서 지난 6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녀들의 저녁식사’ ‘달빛 길어올리기’ 등 고인의 작품을 상영했다. 7일~9일 메가박스 성수에서는 오늘 있을 개막식을 비롯해 ‘씨받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아제아제 바라아제’ ‘경마장 가는 길’ ‘그대 안의 블루’ ‘송어’ ‘주리’ ‘정이’ 등 작품들로 관객들을 만난다. 상영과 더불어 고인을 추억하는 게스트(특별출연자)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들도 마련됐다.
이날 개막식 사회는 배우 유지태가 맡았다. 유지태는 고인의 장례 당시 영결식 사회를 맡기도 했다. 가수 김현철과 신예 배우 공성하는 고인이 출연한 영화의 주제곡이었던 ‘그대 안의 블루’를 함께 부르는 특별공연도 선보인다. 또 당일 오전 묘소가 있는 용인공원아너스톤에서 진행할 추도식 현장 스케치와 영화인들이 보내온 추모의 글과 영상들도 이날 개막식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추모전과 더불어 공식 추모집인 포토아트북 ‘강수연’이 이달 말 발간되며 추모집의 필진으로 감독 겸 영화평론가 정성일과 각본가 겸 소설가 정세랑, 봉준호 감독과 배우 설경구, 김현주가 참여한다.
한편 1966년에 출생한 고인은 아역 배우 출신으로, 영화 ‘고래 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을 통해 일찍이 스타덤에 올라 청춘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1986)로 한국 배우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원조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2001년에는 인기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인공 정난정 역할로 SBS 연기대상을 받았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한국 영화계의 결속 및 번영을 위한 각종 일들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왔던 고인은 후배들에게 한없이 자애롭고 다정한 선배였다. 동료 및 선배들에게는 든든하고 존경스러운 후배로 기억에 남아있다.
봉준호 감독은 추모전에 앞서 공개된 자필 손편지를 통해 고인을 향한 존경과 그리움을 표현했다. 봉 감독은 “이제 당분간은 새로운 얘기를 나눌 수가 없기에 예전에 누님이 해주셨던 많은 이야기들, 그저 고스란히 간직만 하겠습니다”라며 “그 반짝이던 눈빛과 더불어, 누님은 늘 영화였어요”라고 전했다.
강수연의 유작은 지난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다. ‘정이’는 고인이 약 10년 만에 출연한 영화 복귀작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