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WS 선발' 류현진, 아웃 1개 모자라 승리 대신 패전

by이석무 기자
2018.10.25 12:31:26

LA 다저스 류현진이 월드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와 안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생애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에 나선 류현진(31·LA 다저스)이 아웃카운트 1개에 승리와 패배의 운명이 바뀌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6피안타 5탈삼진 4실점했다. 4회까지 1실점으로 막으며 호투했지만 5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결국 다저스는 동점이나 역전을 이루지 못하고 보스턴에 2-4로 패했다.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69개의 공을 던졌고 그 중 스트라이크는 47개였다. 최고 구속은 148.8km을 찍었다. 빠른공 30개를 던져 평균구속은 145.1km였다.

류현진은 한국 선수로는 2001년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9년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이어 세 번째이자 선발투수로는 처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앞서 류현진은 올해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경기, 챔피언십시리즈 2경기를 포함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통산 6경기에 나와 2승 1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류현진은 생애 첫 펜웨이파크 마운드에 섰다. 월드시리즈라는 큰 무대에 낯선 환경인 탓에 경기 초반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했다. 섭씨 8도 정도의 추운 날씨도 류현진에게는 큰 변수였다.

류현진은 어려 어려움 속에서도 1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무키 베츠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킨데 이어 2번타자 앤드류 베닌텐디는 변화구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번타자 스티브 피어스 마저 1루수 뜬공으로 잡아내 간단히 이닝을 마감했다.

류현진은 2회말 첫 실점을 당했다. 1사 후 다음 타자 잰더 보가츠에게 좌측 외야담장인 그린몬스터를 직접 맞히는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루 상황에서 라파엘 데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안 킨슬러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에게도 연속 좌전 안타를 내줬다. 다행히 좌익수 크리스 테일러가 빠른 송구로 1루 주자 킨슬러를 3루에서 아웃시켜 간신히 이닝을 마감했다.



2회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3회부터 다시 안정을 찾았다. 선두타자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를 파울팁 삼진으로 처리, 기분좋게 출발했다. 1사 후 1번타자 베츠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베닌텐디와 피어스를 중견수 뜬공, 유격수 뜬공으로 연속 아웃시켰다.

3회까지 무득점으로 눌린 다저스는 4회초 2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4회초 데이비드 프리즈, 매니 마차도의 연속 안타와 크리스 테일러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맷 켐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든 뒤 2사 1,2루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류현진은 4회말에도 호투를 이어갔다. 선두타자 J.D. 마르티네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데 이어 보가츠와 데버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말 세 타자를 잡으면서 공 13개만 던졌다.

하지만 류현진은 5회말 고비를 넘지 못했다. 킨슬러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1루수 땅볼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가볍게 2아웃을 잡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바스케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데 이어 베츠에게도 중전안타를 내줬다. 베닌텐디 마저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다저스는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구원투수 라이언 매드슨을 올렸다. 하지만 매드슨은 밀어내기 볼넷과 2타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류현진이 내보낸 주자 3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류현진의 실점은 결국 4점으로 늘어났다.

류현진이 5회 아웃카운트 1개를 더 잡고 리드를 유지한 채 5회를 마쳤더라면 패전이 아닌 승리투수로 운명이 바뀌었을 수 있다. 구원투수 매드슨이 류현진을 지켜주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컸다.

다저스는 이후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보스턴은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6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틀어막았다.7회부터는 네이선 이발디와 마무리 크레익 킴브럴을 투입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켰다.

다저스는 전날 클레이튼 커쇼가 선발로 나왔던 1차전에서 4-8로 패한데 이어 보스턴 원정 1, 2차전을 모두 내줬다. 역대 월드시리즈 역사상 1, 2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역전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20.4%에 불과하다.

월드시리즈 3차전은 27일 다저스의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다저스는 선발로 신인 투수 워커 뷸러가 나온다. 보스턴은 우완투수 릭 포셀로가 등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