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웨스트브롬전 승리의 3가지 의미...4관왕도 가능
by김영환 기자
2009.01.28 12:44:19
[이데일리 SPN 김영환 인턴기자]'4관왕도 노려 볼만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2008~2009 시즌 초반 주춤거렸고 최근 주전들의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세계적인 명문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28일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이하 웨스트 브롬)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차전은 맨유의 저력을 확인시킨 한판. 이날 맨유는 웨인 루니 등이 부상으로 여전히 전열에서 빠져 있음에도 불구,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골) 카를로스 테베스 네마냐 비디치 등이 릴레이골을 터뜨리며 5-0으로 대승하는 막강 화력을 선보였다.
웨스트브롬전은 단순히 1승을 추가했다는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그동안 경기력을 두고 제기되던 의문을 깨끗이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과 같은 기세라면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FA컵, 칼링컵 정상까지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될 정도다.
최근 맨유에서 돋보였던 것은 수비력. 웨스트 브롬전을 무실점으로 마치면서 첼시가 보유하고 있던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10경기)을 11경기로 경신했다. 이날 복귀전을 가진 주전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가 부상으로 한동안 빠진 상태에서 이룬 대기록으로 맨유의 두터운 선수층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생기는 법. 공격력은 맨유답지 못했다. 최근 9경기에서 거둔 8승 가운데 1-0 승리가 6차례였다. 탄탄한 수비 덕분에 힘겹게 이긴 경기가 많았던 셈이다.
하지만 이날 무려 5골이나 쏟아 넣으며 지난 12일 첼시전 3-0 승리이후 세 경기만에 두 골 이상의 다득점을 기록하는 등 화력도 되살아 나고 있음을 입증했다. 공수 밸런스까지 잡혀가고 있는 것이다.
웨스트브롬전 5득점에 베르바토프와 호날두가 주연을 맡은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베르바토프와 호날두는 각각 1골 1도움과 2골을 기록하며 대승의 주역이 됐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맨유로 이적한 베르바토프는 지난 달 27일 스토크시티전(1-0승)까지 프리미어리그 15경기에서 2골만을 기록하는 부진으로 맨유 골가뭄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최근 5경기서 4골을 몰아 넣으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그의 영입에 공을 들였던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해 11월 16일 스토크시티전(5-0승) 2골 이후 9경기에서 골사냥에 실패했던 호날두 역시 이날 2골을 추가하며 시즌 10호골 고지에 성큼 올라섰다. 지난 시즌과 같은 무서운 득점력을 앞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베르바토프가 맨유 팀 컬러에 적응하는 데다 호날두마저 몰아치기로 득점에 가세하고 루니가 부상에서 합류한다면 맨유는 3년 연속 리그 80득점에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용병술 또한 다시 주목할 수 있다. 이어지는 주전들의 부상에도 불구, 기어이 맨유를 리그 선두에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적절한 포지션 변경과 과감한 신예 기용이 지도력의 바탕이었다.
최근 맨유는 공수의 핵 루니와 리오 퍼디낸드, 파트리스 에브라를 비롯, 오언 하그리브스, 안데르손, 하파엘 다 실바, 조나단 에반스 등 부상자만으로도 한 팀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부상을 입기전 에반스가 퍼디낸드의 자리를 완벽하게 막았고, 존 오셔는 에브라를 대신해 왼쪽을 소화했다. 이번 시즌 중앙으로 포지션을 옮긴 라이언 긱스또한 노련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신예들은 주전들의 공백 속에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리차드 에커슬리, 대니 웰벡 등이 그들이다. 최근 영입한 조란 토시치도 FA컵 토트넘전 포함 2경기 연속 출장하며 가능성을 타진했다. 위기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퍼거슨 감독의 주도면밀한 용병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웨스트 브롬전에서는 퍼디낸드와 웨스 브라운이 복귀전을 치르며 맨유에 힘을 실었다. 에브라는 2월 2일, 루니는 8일 복귀가 예상된다. 더욱 강해질 맨유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