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복싱 임애지, 동메달 확보...12년 만에 한국 복싱 메달[파리올림픽]

by이석무 기자
2024.08.02 07:28:55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준결승에서 한국의 임애지가 콜롬비아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와의 대결에서 판정승 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 복싱에 12년 만의 메달을 안겼다.

임애지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 3-2(30-27 30-27 28-29 29-28 28-29) 판정승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임애지는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복싱은 따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한국 복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임애지가 처음이다. 특히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다.

임애지는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1시 34분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임애지는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카스타네다를 상대로 정확한 펀치를 적중시켰다. 빠른 발을 이용해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1라운드를 근소하게 가져간 임애지는 2라운드 역시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우위를 점했다. 3라운드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카스타네다는 한방을 노리기 위해 큰 주먹을 계속 휘둘렀다. 임애지는 이를 잘 피한 뒤 포인트를 쌓으며 시간을 보냈다.

3라운드까지 경기가 끝난 뒤 주심이 임애지의 손을 들었고, 임애지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오륜기 모양의 안경을 쓰고 등장한 임애지는 “제가 우리나라 복싱 발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며 “사실은 너무 무서웠다. 상대가 원래 파워풀한 선수다. 전략을 많이 세웠는데, 내가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또한 “(상대 주먹을 흘려보내) 엇박자가 나오는 게 정말 즐겁다. 그럴 때는 내 페이스대로 경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임애지는 “선생님들이 (8강 경기를 앞두고) 한 번만 이기면 메달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저는 ‘(금메달 따게) 세 번 이길 거예요’라고 말했다. 결승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