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김지석, 지금껏 본 적 없는 新연산군

by김윤지 기자
2017.03.07 09:38:10

사진=‘역적’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배우 김지석이 재발견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바람둥이와 로맨티스트 캐릭터를 오갔다면 ‘역적’에선 예민한 왕 역할로 극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6일 방송한 MBC 월화 미니시리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11회에서는 유약하고 섬세했던 연산(김지석 분)이 서서히 변모하는 과정을 그려졌다.

미색이 아닌 예술을 즐기고 백성에게 마냥 따스했던 연산의 변화는 미세하지만 분명했다. 상소와 사직을 무기 삼아 자신의 숨통을 옥죄는 대간들에 대한 분노로 연산은 분노했다. 자신의 언행을 사사건건 문제 삼는 그들의 말은 연산에게 권태롭고 지겨운 잔소리였다.

생모가 폐위됐을 때에도 옆을 지켰던 충원군(김정태 분)도 한몫을 했다. 외롭고 쓸쓸한 자신의 곁을 지켰던 친구는 이제 왕이 된 자신을 믿고 내수사(왕실의 재산)의 재물을 제 것처럼 가져다 쓰면서 호시탐탐 출세의 기회를 노렸다. 진심은 없고 껍질만 남은 충원군의 모습에 연산이 할 수 있는 것은 쓴웃음을 짓는 것뿐이었다.



‘역적’은 희대의 폭군으로 고정됐던 연산의 이미지에 개연성과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다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왜 나만 아바마마냐”며 원자의 무게를 버거워했던 여린 융이 어떻게 난군으로 변화하는지 그 과정을 쫓아가고 있다.

김지석의 섬세한 연기가 한몫했다. 전작인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또 오해영’(2016)에서 선보인 경박한 바람둥이는 온데간데없었다. 김지석은 아버지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주눅 든 눈빛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광기를 보여주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역적’ 12회는 7일 오후 10시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