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이끌 슈틸리케, 獨축구 전성기의 밑거름
by이석무 기자
2014.09.05 09:36:31
|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에 임명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수장으로 자리하게 된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은 국내에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시절 독일 축구의 스타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다. 1972년부터 1988년 은퇴할 때까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뇌샤텔 그자막스(스위스)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스페인 최고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로 이름을 날렸다. 1977년부터 1985년까지 9년이나 활약하며 리그 우승 3번(1978, 79, 80), UEFA컵 우승 1번(1985)을 견인했다. 외국인선수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
독일 국가대표로도 1975년부터 1984년까지 10년간 뛰면서 42경기에 나섰다. 1980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과 1982년 스페인월드컵 당시 준우승을 견인했다.
선수 시절 그의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경기 전체를 꿰뚫어 보는 눈이 뛰어나 ‘제2의 베켄바워’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도자로선 크게 눈에 띄는 경력이 없다. 스위스와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스위스, 독일 등에서 클럽 감독으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에서 팀을 이끈 경험은 없다. 당장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치러야하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려야 하는 한국으로선 불안한 요소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는 카타르리그에서 감독으로 활약했다. .비록 중동이기는 하지만 아시아 축구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은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에서 뛰는 김기희가 알 사일리아에서 임대로 활약한 적이 있어 한국 축구와도 작은 인연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경력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의 유소년, 청소년 대표팀을 맡았던 부분이다. 독일 축구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이유는 이 때 과감한 유소년 투자와 세대교체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독일 대표팀의 주축 멤버인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메주트 외칠(아스널) 등이 모두 이 과정을 거쳐 대선수로 성장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축구 전성기의 밑바탕을 깐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한국 축구 대표팀에 외국인 감독이 온 것은 2007년 7월 핌 베어벡(네덜란드) 감독 이후 이번이 7년 만이다. 또 독일 출신 대표팀 감독은 1991년 1월 데트마르 크라머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 총감독을 맡은 이후 23년 만이다.
축구협회는 그동안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네덜란드) 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1순위 후보자’로 점찍고 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이후 비공개 협상을 통해 다른 후보들과 협상에 나섰고 슈틸리케 감독을 적임자로 낙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