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와 영광’ 누렸던 스팔레티, 이탈리아 대표팀서 약 2년 만에 경질

by허윤수 기자
2025.06.09 11:09:22

월드컵 예선 노르웨이전 대패 후 감독 경질 발표
몰도바전까지 지휘한 뒤 물러날 예정
스팔레티 감독, "어려운 상황에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세리에A 정상에 섰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사진=AFPBB NEWS
나폴리 시절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사진=AFPBB NEWS
이탈리아축구협회는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몰도바전을 끝으로 스팔레티 감독과 결별한다고 밝혔다.

스팔레티 감독은 2022~23시즌 김민재와 함께 나폴리의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23년 9월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도전에 나섰다. 오는 2026년 7월까지 계약됐으나 2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원인은 성적 부진. 스팔레티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지난 6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조별리그 I조 1차전에서 노르웨이에 0-3으로 완패했다. 전반전에만 내리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은 12개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조 2위 12개 팀과 조 3위 팀 중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4개 조로 묶여 4장의 월드컵 진출권을 두고 경쟁한다.



2024~25 UNL 일정으로 뒤늦게 월드컵 예선을 시작한 이탈리아는 첫 경기부터 조 1위 경쟁팀인 노르웨이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경기 수 차이는 있으나 조 선두 노르웨이(승점 9)와 격차를 좁혀야 한다.

사진=AFPBB NEWS
이탈리아는 최근 월드컵에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4차례(1934, 1938, 1982, 2006년)나 정상에 서며 독일과 함께 월드컵 최다 우승 공동 2위지만 자존심을 구겼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이후엔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스팔레티 감독을 선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로 2024(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16강에서 탈락하는 등 23경기에서 11승 6무 6패에 그치자,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뒀다.

스팔레티 감독은 몰도바전을 앞두고 “이탈리아축구협회장으로부터 해임됐다고 전달받았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몰도바전까지는 지도자로 현장을 책임질 것”이라며 “이후 계약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