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신상우 女 대표팀 감독, “백지에서 스케치할 것”

by허윤수 기자
2024.10.17 12:10:17

2008 LA올림픽까지 여자 대표팀 지휘
소통·동기부여·전략과 전술 3가지 키워드 꼽아
"한국 여자 축구와 대표팀 발전 위해 최선"
오는 26일 일본과의 친선전 통해 첫선

신상우 신임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상우 감독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전 11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신상우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0일 협회는 신 감독을 여자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고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을 통해 중간 평가를 받는다.

여자 대표팀을 이끌게 된 신 감독은 “한국 여자 축구와 대표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짧고 굵은 소감을 밝혔다.

현역 시절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과 성남일화(현 성남FC) 등에서 활약했던 신 감독은 은 은퇴 후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여자 축구로 무대를 옮겨 보은 상무(현 문경 상무) 코치, 이천 대교, 창녕WFC 감독을 지냈다.

2022년부터는 남자 축구로 돌아와 김천상무 코치직을 역임했다. 김천이 울산HD와 우승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신 감독은 “먼저 배려해 주신 정정용 감독님과 김천, 국군체육부대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라며 “처음 정 감독님과 면담할 때도 여자 축구에 관심 있다는 걸 말씀드렸고 이후 감독님께서 먼저 좋은 기회가 있으면 생각해 보라고 하셔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 나섰던 한국. 사진=대한축구협회
최근 한국 여자 축구는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섰으나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고 2024 파리올림픽 진출의 꿈도 이루지 못했다.

신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백지상태에서 스케치할 기회”라며 소통, 동기부여, 전략과 전술이라는 세 가지 방향성을 밝혔다. 신 감독은 “선수와 스태프의 소통과 신뢰가 있어야 하나의 팀이 된다”라며 “동기부여는 9년 동안 여자 축구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이었다. 동기부여를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자 선수에게 맞는 포메이션을 입혀야 한다”라며 “이번 소집 명단도 그것에 맞게 뽑았다”라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모든 훈련을 계획적으로 하는 걸 좋아한다”라며 “대표팀은 소집 기간이 길지 않기에 그 안에서 공격, 수비, 전환, 세트 플레이 등을 체계적으로 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약 3년간 남자 축구에 있어 여자 축구에 대한 공백이 있다는 우려에는 “국군체육부대에 여자팀도 있어서 문경에서 하는 경기는 직접 봤고 유튜브 등을 통해 여자 축구를 챙겨봤다”라고 답했다.

신상우 신임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의 과제 중 하나는 세대교체다. 신 감독은 바로 이뤄지긴 쉽지 않다며 “지도자의 최종 목표가 국가대표 감독이면 선수의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라며 “실험과 동기부여를 통해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는 은퇴 전까지 목표가 대표팀이기에 구상에 맞으면 언제든 뽑을 수 있다”라며 오직 기량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2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일본을 상대로 친선경기를 치른다. 신상우호의 첫 경기다. 아시아 최강인 일본은 지난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FIFA 랭킹도 7위로 19위인 한국보다 높다.

지난해 여러 국제 대회를 소화한 것과 달리 올해는 주요 대회가 없다. 협회는 7월 A매치 기간에 대표팀 경기를 잡지 않았다.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움을 토로한 부분이기도 했다. 신 감독은 협회와 이야기된 부분이라며 “대회가 없어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꾸준히 경기해야 한다”라면서 “이번처럼 강팀과 경기하는 게 한국 여자 축구 발전에 도움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