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준비했다는 안세영, “꿈의 원동력은 분노” [파리올림픽]

by허윤수 기자
2024.08.06 11:20:53

배드민턴 여자 단식 우승 후 작심 발언 쏟아내
선수 관리·훈련 방식·대회 출전 관련 갈등 밝혀
"양궁처럼 누가 나가도 메달 딸 수 있길"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작심 발언을 내뱉은 안세영(삼성생명)이 올림픽 금메달의 원동력으로 분노를 꼽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안세영은 2018년부터 이날을 기다렸다. 금메달이란 목표도 있었으나 환경 변화를 바랐다. 그는 “제가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분노였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다. 제 꿈은 어떻게 보면 목소리였다”라고 밝혔다.

앞서 안세영은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여자 단식 결승에 올랐던 안세영은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여제의 대관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 한국 배드민턴 전체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혼합 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을 품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이기고 우승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안세영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금메달의 기쁨은 짧게 전한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작심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생각보다 부상이 심각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크게 실망했었다”라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갈등을 밝혔다.



안세영은 부상 관리 외에도 대표팀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아쉬움을 밝혔다. 그는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르고 다른 체제에서 운동해야 한다”라며 “일단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뉘어야 하고 훈련 방식도 각각 체계적으로 구분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식 선수들은 개개인의 스타일이 다른데 그걸 한 방향으로 가려고 하니까 어려움이 많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팀이 그동안 좋은 성적을 내온 복식 위주로 운영됐다고도 밝혔다. 안세영은 “항상 성적은 복식이 냈으니까 치료와 훈련에서 복식 선수들이 우선순위였다”라고 말했다. 또 “타이쯔잉(대만)은 트레이너 2명, 코치 1명을 데리고 다니고 천위페이(중국)도 이번에 트레이너 2명을 데리고 왔더라”라고 전했다.

훈련 스타일에 대해서도 “근력 운동 프로그램이 1년 내내 똑같고 배드민턴 훈련 방식도 몇 년 전과 똑같다”라며 “부상은 오고 훈련을 훈련대로 힘들고 정작 경기는 못 나가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과거 프랑스오픈과 덴마크오픈에 의지와 관계없이 출전하지 못했다면서 “협회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협회와 체육계 관계자 모두 이 문제에 있어 회피하고 미루기보단 책임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또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경위 파악에 나서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