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매버릭' 전설의 성공적 귀환[박미애의 씨네룩]
by박미애 기자
2022.06.22 11:08:22
씨네LOOK…'탑건:매버릭'
36년만에 교관으로 복귀…항공 액션 쾌감 커
전편과의 연결고리 추억이 새록새록
톰 크루즈가 오늘날의 청춘에게 건네는 응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오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은 충분했다. 36년 만에 돌아온 ‘탑건:매버릭’ 얘기다.
전설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 분)이 탑건으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조종사가 아닌 교관이다. 그의 임무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위험천만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군 전투기 조종사 훈련생들을 철저히 교육시키는 것, 그리고 그 작전에 동원될 훈련생들을 무사히 복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훈련의 진도는 더디고 구스의 아들로 훈령생인 루스터(마일스 텔러 분)와의 관계도 삐걱거리며 매버릭을 심란하게 만든다. 급기야 예정보다 빨리 훈련생들을 작전에 투입시켜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고, 그런 와중에 훈련생들에게서 손을 떼라는 상부의 명령까지 받는다.
‘탑건:매버릭’은 교관으로 탑건에 돌아온 매버릭이 훈련생들과 함께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에 투입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30여 년 전 ‘탑건’이 훈련생 매버릭의 성장담을 그렸다면, 30여 년 뒤 ‘탑건:매버릭’은 교관 매버릭과 훈련생 루스터의 성장담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다뤄지는 전우애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중요한 테마다.
‘탑건:매버릭’의 가장 큰 미덕은 넋을 잃고 보게 하는 아찔한 항공 액션이다. 전투기가 선사하는 공중전을 통해 높이와 속도가 주는 최고치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중력으로 일그러진 조종사의 얼굴과 고막을 자극하는 굉음은 전투기에 탄 것 같은 몰입감을 선사하는데, 이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큰 화면과 입체적인 음향 설비를 갖춘 극장에서 봐야 한다. 영화에는 조종사 훈련 기관인 탑건이 구시대의 유물처럼 묘사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일럿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매버릭의 항변은 OTT 시대에도 극장의 가치는 유효하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은 반가운 인물이며 음악이며 영화의 곳곳에 추억을 곱씹게 하는 전편과의 연결고리를 배치해둔 것이다. ‘탑건:매버릭’은 이 세계관에 대해 아는 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전편을 몰라도 속편을 보는데 전혀 무리 없다. 한 프레임에 존재하는 매버릭과 루스터의 투샷은 30여 년의 시간 차를 단숨에 좁히며, 1980년대에 청춘이었을 지금의 중장년층과 2020년대의 청춘에게도 유효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냥 해”라며 매버릭이 루스터에게 반복적으로 건네는 대사도 인상적이다. 매버릭은 좀처럼 자신 있게 비행을 하지 못하는 루스터에게 이런저런 생각하지 말고 저지르고 보라며 조종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준다. 이는 톰 크루즈가 매버릭을 통해 자신을 믿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오늘날의 수많은 루스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인 듯해 가슴에 남는다.
감독 조셉 코신스키. 러닝타임 130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