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페이스메이커' 정재원, 월드컵 첫 우승...주역으로 우뚝

by이석무 기자
2020.03.09 14:02:05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정재원이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국제빙상경기연맹 SNS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던 정재원(19·서울시청)이 2년 뒤 당당히 주역으로 우뚝 섰다.

정재원은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 47초 06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재원이 성인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월드컵 포인트 180점을 추가한 정재원은 최종 포인트 462점을 기록, 세계랭킹 3위로 올 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를 마감했다.

극적인 역전 드라마였다. 정재원은 레이스 후반까지 중위권을 지키면서 추월 기회를 노렸다.

레이스 3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 장거리 간판 요릿 베르흐스마가 갑자기 속력을 끌어올렸다. 정재원도 있는 힘을 다해 베르흐스마를 따라붙었다.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정재원은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체력이 떨어진 베르흐스마를 제친 뒤 미국의 조이 만티아, 벨기에 바트 스윙스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인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를 차지한 스윙스에 겨우 0.06초 앞선 간발의 차이였다.

정재원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당시 17살 나이로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매스스타트에선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맡아 대표팀 선배 이승훈의 금메달을 돕기도 했다.

올림픽 이후 정재원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시즌 대회마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월드컵 1차 대회와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정재원은 올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면 그동안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었다.

한편 함께 출전한 엄천호는 7분47초680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여자 매스스타트에선 김보름(강원도청)이 8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