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은 왜 미성년자일까"…‘도깨비’, 2회만에 쌓인 궁금증5
by김윤지 기자
2016.12.05 08:45:46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캐릭터부터 영상미까지 버릴 것 하나 없다. 지난 2일 첫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미니시리즈 ‘도깨비’(연출 이응복·극본 김은숙)가 ‘역대급’이란 찬사를 들으며 호평 받고 있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에서 압도적이다. 김은숙 작가의 장기인 설렘 가득한 로맨스는 물론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설정,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 덕분에 벌써 16부작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단 2회 만에 쌓인 ‘도깨비’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봤다.
◇공유의 검, 김고은은 왜 못 보나
고려의 용맹한 무사였던 김신(공유 분)은 간신의 세 치 혀에 놀아나 억울하게 죽는다. 그의 원한이 깃든 그의 칼은 김신의 생전 모습으로 도깨비가 된다. “사람의 손때나 피가 묻은 물건에 염원이 깃들면 도깨비가 된다”는 오프닝 내레이션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도깨비 신부만이 김신에게 꽂힌 검을 뽑아 그를 편안한 죽음을 인도할 수 있다. 혼령을 볼 수 있는 지은탁(김고은 분)이 바로 그 도깨비 신부. 아직까지 지은탁은 김신의 검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신이 지은탁에게 독설을 내뱉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까진 티격태격하는 사이이지만, 김신의 검을 지은탁이 볼 수 있게 되면 애틋한 로맨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고은, 왜 열아홉일까
김신과 나란히 걷는 지은탁을 발견한 지은탁의 급우는 두 사람의 관계를 원조교제로 오해한다. 고3인 지은탁과 30대로 보이는(실은 900살이 넘은) 김신의 모습은 그런 의혹을 사기 충분하다. 실제 일부 시청자는 지은탁의 미성년자 설정에 의구심을 표한다. 그보다 한두 살 많은 대학생으로 지은탁을 설정했다면 훨씬 표현이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아홉수를 근거로 삼는다. 9월에 태어난 지은탁은 아홉 살 생일에 엄마를 잃었다. 열아홉 번째 생일엔 우산도 없이 등교하던 길 밥그릇으로 뒤통수를 맞는 등 갖은 수모를 당했다. 지은탁의 스물아홉 번째 생일을 ‘도깨비’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공유·김소현·김민재의 관계와 환생
어린 왕(김민재 분)은 질투심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김신을 죽인다. 그의 가족을 모두 멸하라는 명 끝에 왕비(김소현 분)는 화살에 맞아 눈을 감는다. 이 대목에서 왕비와 김신 관계가 오누이임을 추측할 수 있다.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에서 치킨집 사장 써니(유인나 분)는 노점에서 옥가락지를 집어 든다. 왕비가 죽기 전까지 끼고 있던 옥가락지와 같은 것이다. 써니가 왕비의 환생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승부욕이 유난히 강한 저승사자(이동욱 분)는 어린 왕과 연결할 수 있다. 써니를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던 저승사자의 행동도 전생의 후회로 해석 가능하다. 참고로 저승사자의 이름은 왕여로, 왕 씨는 고려 시대 왕족의 성씨였다.
◇이동욱, 박봉 공무원 저승사자
‘도깨비’는 한국형 판타지의 진화로 호평받고 있다. 도깨비, 저승사자, 삼신할매 등 우리 설화에 등장하던 캐릭터를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박봉 공무원으로 묘사되는 저승사자 캐릭터가 압도적이다. 그동안 퀭한 얼굴과 한복 저고리가 저승사자를 대표했지만, ‘도깨비’ 속 저승사자는 패셔니스타에 미남이다. 먹지 않으면 배고프고, 수기제출 등 격무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300년 동안 제사상 노잣돈을 모아야 겨우 보증금을 마련할 만큼 박봉이다. 저승사자 채용 시스템 등 이 대목만 스핀오프로 제작해도 될 만큼 흥미로운 설정이다.
◇육성재와 이엘의 역할
도깨비와 저승사자만큼 흥미로운 인물이 삼신 할매(이엘 분)와 유덕화(육성재 분)다. 지은탁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그를 보호하는 삼신 할매는 ‘도깨비’의 시작을 연 인물이기도 하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부터 올 레드 의상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미모의 여인까지 모습도 자유자재다. 고려 시대 왕비의 옥가락지를 삼신 할매가 가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자꾸만 사라지는 지은탁의 통장도 삼신 할매의 능력일지도 모른다.
유덕화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철없는 재벌3세라기엔 수상한 구석이 많다. 도깨비와 시종일관 갈등하는 저승사자를 세입자로 들이고, 지은탁이 버린 코팅 단풍잎을 챙긴다. 유덕화는 앞선 가신들과 달리 김신에게 반말을 사용한다.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뜻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