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188일 만의 국내 복귀전서 쓴맛...LG, 산뜻한 출발

by이석무 기자
2024.03.23 17:12:02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한화의 LG의 경기. 4회말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개막전 LG트윈스 대 한화이글스 경기, 4회말 2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LG 박해민의 1루타로 3루주자 문성주가 득점한 뒤 덕아웃에서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2년 만에 KBO리그에 돌아온 ‘괴물투수’ 류현진(한화이글스)이 개막전에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류현진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트윈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3⅔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을 무너뜨린 LG는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기록하며 한화를 8-2로 누르고 시즌을 기분좋게 출발했다. 반면 류현진은 KBO리그 개막전서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히어로즈(현 키움)전 이후 4188일 만에 KBO리그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2회말 오지환에게 볼넷, 박동원, 문성주에게 연속안타를 내줘 2사 만루에 몰린 뒤 신민재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2실점했다.

3회말 다시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은 4회말을 버티지 못했다. 2-2 동점인 가운데 2사 후 문성주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루 상황에서 류현진은 신민재를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2루수 문현빈이 느린 땅볼 타구를 다리 사이로 빠뜨렸다.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이 2사 1, 3루로 바뀌었다.



류현진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LG는 그 틈을 파고 들었다. 박해민은 류현진에게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홍창기 타석 때 초구에 2루를 훔쳤다. 2사 2, 3루 홍창기는 다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실점이 5점으로 늘어난 류현진은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5실점 가운데 자책점은 2점 뿐이었다.

LG는 류현진이 물러난 뒤 한화 불펜을 상대로 추가점을 뽑았다. 5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좌전 안타와 도루로 무사 2루 찬스를 만들었다. 박동원의 내야 땅볼로 3루에 진루한 오지환은 문성주의 2루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이후 7회말 신민재의 중전 적시타, 8회말 오스틴의 우전 적시타로 각각 1점씩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신민재는 4터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리드오프 박해민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에 도루를 3개나 성공시키며 ‘발야구’를 이끌었다. 이날 LG는 도루를 6개나 성공시키며 한화 배터리를 농락했다.

올 시즌 LG 유니폼을 새로 입은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는 6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1사구를 허용했지만 탈삼진 4개를 잡으며 2실점으로 막아 첫 승을 올렸다.

한편, 류현진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그동안 준비를 잘했고 오늘 날씨도 좋았다”며 “구속이나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제구가 좋지 않았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1회말 마운드에 올라갈 때 많은 팬이 응원 함성을 외쳐주셔서 매우 기뻤고 감회가 새로웠다”며 “팬들께 시즌 첫 승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 경기에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