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작품 하고파"…'괴물' 미나토·요리, 귀여움·힐링 다 잡은 내한[종합]

by김보영 기자
2023.12.21 11:55:29

'괴물' 아역배우들 내한 기자회견
"한국 음식 꽃살·계란찜 맛있어…공항에서부터 팬들이"
두 소년이 되고 싶은 어른은…"현장의 모두가 괴물"

(왼쪽부터)영화 ‘괴물’ 미나토 역의 쿠로카와 소야, 요리 역의 히이라기 히나타.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 작품에 출연해볼 기회가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괴물’ 히이라기 히나타와 쿠로카와 소야가 한국팬들의 사랑을 향한 소감과 함께 한국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포부, ‘괴물’의 촬영 비하인드 등을 털어놨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내한 기자회견에 주인공 두 소년을 연기한 ‘미나토’ 역의 쿠로카와 소야와 ‘요리’ 역의 히이라기 히나타가 참석해 취재진을 만났다.

이들은 지난 20일 서울로 입국, 기자회견을 비롯해 무대인사로 21일까지 한국 팬들과 활발히 소통한다. 두 배우들은 앞서 지난 10월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로 생애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이후 약 두 달 만에 서울을 방문해 한국 팬들과 다채로운 추억을 쌓고 있다.

두 사람은 서울에 도착한 소감에 대해 “서울이 이렇게나 가까운 곳인데도 굉장히 추워서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저는 교토에 살고 있는데 교토도 꽤 추운 편이라 익숙해진 편인데도 서울은 너무 추워서 얼어붙을 것 같았다”면서도 “그래도 한국 관객분들께서 정말 많이 응원해주시고 따뜻한 목소리를 들으니 저 역시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졌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서울에 대한 첫인상에 대해서 쿠로카와 소야는 “부산은 바다가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했는데, 서울에 왔더니 도심과 야경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고, 히이라기 히나타는 “부산도 서울도 굉장히 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부산도 서울도 둘 다 근사한 도시란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영화와 자신들을 향한 한국팬들의 관심과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도 털어놨다. 쿠로카와 소야는 “어제 서울 김포공항 도착했을 때 엄청 많은 팬분들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무지 기뻤다. 공항 도착 시점부터 사랑을 실감하며 굉장히 놀랐다”고 떠올렸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팬들 반응 중에 인상깊었던 건 ‘볼하트 해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기억에 남는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직접 볼하트 포즈를 취하기도 해 현장에서 환호성을 받고, 흐뭇한 미소를 유발했다.

한국에서 먹은 음식에 대해서는 “어제 저녁에 스태프분들과 다같이 돼지 갈비를 먹으러 갔는데 거기서 꽃살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며 “그렇게 오래 한국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거리를 걸어본 적이 없다. 다음에 한국 여행을 가면 여러 곳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어보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쿠로카와 소야 역시 “어제 그 고깃집에서 먹은 계란찜도 정말 맛있었다”며 “집에서도 이런 걸 요리해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역시 한국에서 여러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특히 전통 과자 같은 걸 먹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괴물’이 한국에서 30만 명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소감도 밝혔다. 쿠로카와 소야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했을 당시는 한국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주실 거라 생각 못했다”며 “다만 실제로 많이 보셨다는 이야길 듣고 일본이나 한국이나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단 생각에 기뻤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생각한 ‘미나토’와 ‘요리’의 캐릭터 해석을 들어봤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요리는 어딘가 붕 뜬 느낌이었다. 다른 이들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왠지 즐거워보이는 식으로 연기하려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쿠로카와 소야는 “제가 맡은 미나토 역할에 대해선 굉장히 생각하고 신경쓸 게 많았다. 그런데 어디에든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매우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앞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두 배우들이 촬영에 들어가기 전 성교육과 LGBTQ 교육을 받았다고 밝혀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에 대해 쿠로카와 소야는 “촬영 전에 요리랑 같이 LGBTQ 선생님을 만나 강연을 받았다. LGBTQ가 어떤 것인지 교육 받았다”고 말했고, 히이라가 히나타는 “실제 LGBTQ이신 분들을 만나 이럴 때 어떤 감정이 들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등을 들으며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현장에 계셨던 감독님부터, 배우들, 스태프분들까지 모든 어른들이 괴물같았다. 정말 엄청나고 대단한 분들이셨다”며 “이들 모두 저희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셨고, 아이라 생각하지 않고 동등히 대해주셨다”고도 떠올렸다.

영화 ‘괴물’을 촬영하며 자신들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히이라기 히나타는 “친절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밝혔고, 쿠로카와 소야는 “아직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잘은 모르겠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찾아나가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느껴졌다. 두 사람은 “이 일을 좋아한다.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계속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 작품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달 29일 개봉한 영화 ‘괴물’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 미나토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 모두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는 이야기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느 가족’, ‘브로커’ 등으로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 수많은 명작들을 집필한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썼으며, 세상을 떠난 고(故) 사카모토 유이치 음악감독이 마지막으로 음악을 작업한 유작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괴물’은 올해 외화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 이후 개봉한 독립예술영화 통틀어 처음으로 누적 관객 수 30만 명을 돌파하며 무서운 흥행 속도를 보여줬다. 지난해 말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최고 흥행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뛰어넘는 속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실사 영화 통틀어 최고 흥행 기록이다. N차 관람을 유발하며 국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특히 ‘괴물’의 흥행은 주인공 두 소년 ‘미나토’와 ‘요리’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들의 공이 컸다.

‘미나토’ 역의 쿠로카와 소야는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이며, ‘요리’ 역의 히이라기 히나타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현지 드라마, 공연 등에 다양히 출연하며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