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회장이 밝힌 황대헌의 '치킨 연금' 탄생 비화
by김민정 기자
2022.02.23 10:36:2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윤홍근 베이징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겸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이 황대헌 (23·강원도청) 선수의 ‘치킨 연금’이 탄생한 건 선수 심리 안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치킨프랜차이즈 BBQ 회장인 윤 회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치킨 연금’ 탄생 비화를 전했다.
앞서 윤 회장은 황대헌 선수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치킨을 좋아한다. 그중에서 BBQ ‘황금올리브유 치킨’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자 그에게 “평생 치킨을 제공하겠다”며 ‘치킨연금’ 지급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치킨 연금’은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포상차원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남자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선수가 1위로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를 당한 뒤 ‘당장 철수하라, 보이콧 하고 들어오라’는 연락이 밤새도록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선수단 내부에서도 ‘일부는 철수하자, 또 일부는 그래서는 안 된다’며 새벽 3, 4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선수단 관계자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선수들이 4년간 흘린 피와 땀을 생각해서 철수 결정을 하지 않았다”며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일 먼저 우리 국민들, 그다음에 우리 젊은 선수들의 4년의 청춘을 지켜주지 못한 건 제 책임이다(고 사과한 뒤),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어서 이 부분은 스포츠 내 문제고 심판의 문제다”라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치킨연금’은 이 자리에서 탄생했다고 했다. 윤 회장은 ’철수하지 않고 끝까지 남은 경기에 임해야 되겠다고 결정한 뒤 시급한 게 선수들을 안정시키는 일이었다”며 “황대헌, 박장혁, 이준서 등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심리치료가 제일 필요해 기자회견 후에 세 선수를 같이 보자고 해서 달래줬다”고 했다.
이에 당시 윤 회장이 “어떻게 하면 이러한 충격에서 벗어나서 평상심을 찾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갑자기 황대헌 선수가 “단장님, 저는 매일 1일 1 BBQ를 하는데 평생을 치킨 먹게 해 주시면 어제 일 잊어버리고 제대로 금메달을 따고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는 것.
이를 들은 윤 회장은 “정말이냐,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겠냐”고 했고, 황대헌 선수는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지금부터 더 새로이 마음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회장은 “당시 선수 심리안정이 굉장히 중요해 (수락했다)”며 “그러자 갑자기 ‘박장혁도 1일 1닭을 하는데 장혁이형까지 지원을 해 달라’, 옆에 있던 이준서 선수도 ‘저도 매일 치킨을 한 마리씩 한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