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 4번’ 황중곤 “내년엔 다승 해야죠”

by임정우 기자
2018.12.06 10:13:07

황중곤. (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내년엔 다승 해야죠.”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황중곤(27)은 올 시즌 준우승만 4차례 차지하는 불운에 울었다. 11월에 열린 JGTO 4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는 마지막 날 챔피언조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마무리에서 2% 부족함을 보이며 아쉽게 우승컵을 품에 안는 데 실패했다.

황중곤은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시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황중곤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그는 “2018 시즌은 우승만 없을 뿐이지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며 “단지 우승 운이 안 따라줬다고 생각한다. 휴식기 동안 열심히 준비해 내년엔 다승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황중곤은 2018 시즌 JGTO 첫 대회로 치러진 SMBC 싱가포르 오픈에서는 컷 탈락했지만, 파나소닉 오픈과 더 크라운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최한 GS 칼텍스 매경오픈까지 3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황중곤이 시즌 중반부터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때 황중곤은 퍼터와 스트로크를 바꾸는 강수를 뒀다. 그는 “퍼터가 안 들어가니까 성적도 함께 떨어졌다”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즌 중반이지만 퍼터와 스트로크를 바꿨다”고 말했다.



황중곤은 기존의 사용하던 샤프트가 힐 쪽에 꽂힌 L자 모양의 퍼터를 창고에 넣어두고 샤프트가 헤드 중앙에 꽂힌 T자 모양의 센터 퍼터를 들고 나왔다. 황중곤이 센터 퍼터를 선택한 이유는 직진성이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퍼터를 할 때 공이 똑바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센터 퍼터는 일반 퍼터보다 예민하지만, 직진성이 좋다. 그래서 센터 퍼터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스트로크도 변화를 줬다. 그는 “왼쪽 손목이 죽은 상태로 스트로크가 되면서 공의 구름이 좋지 않았다”며 “변화 없이 그린 위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황중곤은 고민 끝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왼쪽 손목의 각을 세우고 눌러 치는 느낌으로 스트로크를 한 이후부터 퍼터가 잘되기 시작했다”며 “과감하게 변화를 준 것이 시즌 막판 좋은 성적을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황중곤이 올해 4번의 준우승 장면 중 가장 아쉬움을 드러낸 대회는 2018 시즌 JGTO 최종전으로 치러진 JT컵이다. 그는 “파나소닉 오픈을 비롯해 더 크라운스, 매경오픈에서는 상대 선수가 잘 치면서 우승을 내줬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게 남지 않았다”며 “하지만 JT컵은 메이저 대회고 우승자에게 3년 시드를 주는 만큼 예전부터 우승하고 싶었다. 여기에 내 실수로 우승을 놓쳐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황중곤은 3일 JGTO 시상식을 마지막으로 2018 시즌 공식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지만, 시즌 때만큼이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골프 시즌은 끝났지만, 기말고사 시즌이 시작되면서 매일 학교에 가고 있다”며 “골프만큼이나 학교생활도 중요하기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말고사 시험을 잘 보고 2018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중곤은 비시즌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겨울 전지훈련의 효과를 확실히 본 만큼 이번 겨울도 착실히 보낼 계획이다”며 “열심히 하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내년엔 올해 터지지 않은 우승의 운이 몰아서 오리라고 믿고 있다”며 “2019년에는 꼭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승전보를 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