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 5년 만의 영화···"연기, 느낌이 달라!"(인터뷰)
by신상미 기자
2011.09.05 11:59:22
[이데일리 스타in 신상미 기자] "30대 중반이 되니까 연기할 때 느낌이 달라요. 장면을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하게 됐죠. 세월의 힘이랄까요? 호호."
배우 현영(35)이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다. 2007년 `최강로맨스` 이후 5년 만이다.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 정준하 등과 호흡을 맞춘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이 그의 새 작품. 오랜만의 영화 연기. 각오부터 달랐다.
"원래 코미디 장르를 좋아해요. 밝은 역할을 맡아 몇 달 동안 집중하면 사람도 밝게 바뀌더라고요. 게다가 효정같은 캐릭터는 다시 못 만날 것 같아서 욕심을 냈어요." 그러면서 "일반적인 코미디 영화 속 밝은 여자 캐릭터를 간단히 뛰어넘는 고난도(?)의 신이 있다"고 귀띔했는데 "더 이상은 밝힐 수 없다"며 함구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가문의 영광` 네 번째 시리즈인 이번 영화는 출국금지가 풀린 홍 회장(김수미 분) 일가가 생애 첫 해외여행에 나서면서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렸다. 현영은 극 중에서 홍 회장 가족과 일본 은행에서 우연히 만나 얼떨결에 그들의 도피여행에 합류하게 되는 여인 효정 역을 맡았다. 그녀는 장인재(신현준 분)-장석재(탁재훈 분) 형제와 미묘한 삼각관계에 얽히기도 하고, 세일러 교복을 입고 탁재훈과 일본 주택가에서 카라의 `미스터(Mr)` 춤을 추고, 입으로 와인병을 따는 신기술을 선보이는 등 엽기 행각을 일삼는다.
시나리오 상에선 효정이라는 인물이 섹시한 캐릭터로 묘사돼 있었다. 하지만 현영은 여기에 백치미 넘치는,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추가해 그에 맞는 대사 톤과 의상을 준비해갔고 그녀의 적극적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입으로 거침없이 와인병을 따는 장면에선 코믹 연기의 달인들이 모인 현장에서조차 웃음이 절로 터졌다. 더욱이 신기한 건 그 어려운 장면을 단 세 번 만에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는 것. 현영은 "위험하지도 어렵지도 않았다"며 특유의 콧소리를 내며 찡긋 웃었다.
게다가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신현준 등 개그감 충만한 배우들과 함께 하다보니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촬영현장은 연일 `시트콤` 분위기였다. 일본 로케이션 때는 고립된 숙소에서 다같이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서로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돼 촬영을 모두 마친 요즘도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고 팀워크를 자랑했다. 힘들다고 하면 서로 웃겨주며 다독이고, 김수미는 일본까지 직접 만든 반찬을 싸와 배우와 스태프의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보조출연자가 필요한 신에서 현지인들이 아무 대가 없이 무료로 참여해준 것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연락을 해오는 팬들도 있다. 특히 탁재훈과 짝을 이뤄 카라의 `미스터` 춤을 출 때는 일본인들이 길을 가득 메워 인근 도로가 마비되되기도 했다.
그렇게 5년만에 해보고 싶은 연기를 맘껏 해본 영화에 대해 그녀는 대단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영은 "기존 코미디물이 한 신 안에서 두세 명으로 코미디가 완성된다면, 우리 영화는 여섯이 함께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냈다"라면서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웃기는 연기를 했을 때 받아주는 리액션인데, 그 리액션을 해주는 배우가 그만큼 많았다. 그런만큼 웃음도 배가됐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현영은 MC로 두각을 나타내면서도 많은 영화에 출연해 코믹한 모습을 선보였다. 분량에 상관없이 일단 그녀가 나오면 장면이 `산다`.
현영은 "연기 욕심도 많고 갈증도 큰데 방송일과 병행하다 보니 작품 하나 출연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더불어 "기회가 된다면 인간적이고 따뜻한 영화에서 진지한 역할도 맡아보고 싶다"고 한마디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