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서 "망가지는 역할도 OK! 미스 인터내셔널 버렸어요"

by김은구 기자
2010.05.17 11:38:22

▲ 장윤서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코믹 연기를 좋아해요.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고 즐거워한다면 언제든지 망가질 준비가 돼 있죠.”

2006년 미스코리아 선, 같은 해 미스 인터내셔널 3위 맞아?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미인임을 인정받은 사실을 의심케 했다. 이제 25세. 자신의 미모를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할 나이에 망가지겠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했다.

최근 2PM과 광고 촬영을 하며 닉쿤을 목마 태워 많은 여성 팬들의 부러움을 산 장윤서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거울을 봐도 제가 예쁜지는 잘 모르겠어요. 미용실 원장님 권유로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갈 때만 해도 뭔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것도 예쁘다는 자신감은 아니었거든요. 여고, 여대를 다니면서 연극을 했는데 남자 주인공을 도맡았고요.”

자신의 특이한 경력을 소개하며 인터뷰 내내 유쾌하게 웃음을 이끌어 내는 게 코믹 연기에 자질은 있어 보였다. 미스코리아 대회 본선에서 웃음을 자아냈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노홍철이 인터뷰를 하다 재미있는 개인기를 보여 달라는 주문에 노홍철의 `가는 거야`라는 유행어를 특유의 포즈로 했던 게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 입상한 것 같다고 했다.
▲ 장윤서


이력에 비해 많은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도 든다. 미스코리아, 미스 인터내셔널 입상 경력만 갖고도 바로 데뷔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구나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간 것도 늘 꿔왔던 연기자의 꿈을 이루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고 했다. 그런데 2006년 이후 벌써 4년이 흘렀다.

“그 동안 저를 담아왔던 그릇을 깨고 다시 빚었어요. 이제 구워서 단단하게 만들어야죠.”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장윤서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은 한차례 좌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미스코리아가 된 뒤 예능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했어요. 2개월 후 미스 인터내셔널 대회에서 입상한 뒤에는 섭외가 더 늘었죠. 그런데 자만심에 나태해졌나 봐요. 신인이 MC를 맡아도 열심히 안하고 노력하려고도 하지 않았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송 출연 기회가 줄어들었다. 장윤서는 그때서야 `내가 잘 못 생각했구나. 부족하니까 사람들이 안 부르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노력을 통해 하나하나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학과 재학 중 선배인 박진희가 특강에서 “많이 배우는 게 좋다. 내 경우 3개월을 기간으로 하나씩 배운다”고 한 말을 새겨듣고 자신도 연기는 물론 외국어, 수영, 필라테스, 골프 등을 배워나갔다.

긍정적인 사고가 그 시기를 지나오는데 큰 힘이 됐다. `나는 언제인가 된다`는 생각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 장윤서


지금은 미스코리아, 미스 인터내셔널이라는 타이틀도 접어놓고 신인 연기자로서 작은 역할이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서 소이현의 친구,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신입사원으로 잠깐 출연했지만 불만은 없다. 오히려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고 `아가씨를 부탁해`에서는 대사가 있었다며 좋아했다. 장윤서는 “요즘 오디션을 많이 봐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니까 더 노력하려고요”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런 노력, 자세가 이제 빛을 발할 기회를 맞은 분위기다. 운도 따른다. 애초 2PM과 CF 촬영을 할 때 여자 모델로 장윤서를 포함해 3명이 출연을 했는데 어느 틈에 여자 중에서는 메인 모델이 됐다. 현장에서 장윤서의 적극성, 발랄함을 보고 CF 감독이 전격 결정을 했다.

이 신인에게 목표를 물었다.

“과거에는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사람이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잖아요. 연기자, MC로서 모두 인정받고 싶은 것이 목표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경험도 해서 사람의 기쁨과 슬픔을 모두 어루만질 수 있는 연기자,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지붕 뚫고 하이킥` 김병욱 PD의 시트콤에도 출연하고 싶고요.”

(사진=한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