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사건 수사재개①]'성상납' 재조사·처벌 강도 '관심'

by김은구 기자
2009.06.25 09:39:06

▲ 故 장자연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고(故) 장자연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가 일본에서 검거됨에 따라 성상납 의혹에 대한 재조사 및 혐의자 처벌이 얼마나 강도 높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인이 남긴 문건, 고인과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다른 연예인의 진술에서 성상납을 받은 것으로 거론됐던 인물은 언론인과 금융인, 기업인, 기획사 및 방송 관계자 등 16명에 이른다.

특히 이번 사건은 아직도 연예계 한켠에 남아있는 부조리가 한 신인 연예인을 죽음으로 내몰며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당연히 혐의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통해 연예계 부조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4월 이번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하며 “성상납의 경우 고인의 문건에 ‘잠자리를 요구하게 했다’는 내용만 적시됐으며 성매매 혐의 또한 고인의 통장 거래 내역에 돈거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입증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성상납을 강요했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아 온 사람들 중 입건된 사람은 절반도 안되는 7명에 그쳤다. 특히 고인의 문건에서 거론된 언론인 1명과 감독 4명에 대해서는 모두 내사 중지 또는 내사 종결됐다.



경찰은 당시 혐의자들의 면면 때문에 수사를 느슨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지만 피해자인 고인이 사망한 상태이고 김 대표도 일본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어 진술을 들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김 대표 검거 후 수사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 대표는 중간수사결과 발표 2개월여 만에 체포됐다.
 
경찰이 수사를 재개하며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피해자인 고인이 이미 사망한 만큼 김 대표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 조사는 벽에 부딪힐 수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혐의를 시인하면 ‘성상납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의 조사도 다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고인은 지난 3월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전 매니저였던 유장호씨가 고인의 빈소에서 고인이 남겼다는 문건의 존재를 심경고백문이라며 처음 언급했다.

이 문건에는 “모 감독이 골프 치러 오는데 술 및 골프 접대 요구를 받았다.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했고 상대방에게 잠자리까지 요구 받았다”, “방안에 가둬놓고 손과 페트병으로 머리를 수없이 맞았으며 협박 문자도 받았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어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