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3.5%↑·채용 200명…양승동 KBS 사장의 청사진(종합)

by김윤지 기자
2018.08.29 11:49:46

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독립 제작사와 상생, 비정규직 처우 개선, 콘텐츠 투자.” KBS가 300억 원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변화를 시행한다. 제작 자율성 강화와 성역 없는 보도로 신뢰를 회복하고, 상위직급을 축소하는 등 조직 개혁을 단행한다. 또한 다양성을 강화한 시청자 위원회도 다음달 출범한다.

양승동 KBS 사장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열린 ‘혁신 중간 보고 및 2018 가을 새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지난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양 사장은 ‘신뢰도 1위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의지와 함께, 국장 책임제와 편성위원회 정상화 등 취재·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그 동안의 조치를 설명했다. 양 사장은 한국기자협회 영향력 조사를 언급하며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2040 선호도에서도 유의미한 수치”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저널리즘 토크쇼 J’, ‘사사건건’, ‘시사본부’ 등 시사 비평 프로그램을 강화해 공영방송의 의제 설정 기능을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KBS
내부적인 개혁도 이뤄진다. 계약직 250여 명을 연말까지 일반직으로 전환하고, 프리랜서 작가 등에 대해선 표준 계약서 작성으로 최저 임금을 보장한다. 800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에 대해 실태 조사를 통해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독립 제작사 제작비 3.5% 증가, 창작 지원기금 10억 원 마련, 수익금 협찬금 저작권 배분 비율 조정 등도 약속했다. 또한 하반기 중 200여 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시청자위원회도 정비된다. 과거 시청자위원은 사실상 사장이 결정했다. 이번부터는 부문별 편성위원회의 평직원이 참여한 시청자위원 선정위원회가 신설돼, 이 위원회에서 시청자위원을 선정했다. 이번 시청자위원회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위원 15명으로 구성된다. 또한 매달 열리는 회의 전 과정은 SNS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에 따라 10여편이 넘는 프로그램이 신설되거나 재정비된다. 시사·교양 ‘오늘밤 김제동’, ‘시민의회’, ‘역사저널 그날’, ‘한반도 평화 프로젝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프로젝트’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8년 만에 돌아오는 ‘TV는 사랑을 싣고’를 비롯해 새 예능 ‘볼빨간 당신’, ‘대화의 희열’, 모큐멘터리 ‘회사가기 싫어’ 등 신선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10대 시청자에게 초점을 맞춘 예능 ‘댄싱하이’, ‘잼라이브 퀴즈방’이나 부활한 2TV 아침극 ‘차달래 부인의 사랑’과 ‘드라마 스페셜’도 있다.



‘볼빨간 당신’의 MC 이영자(사진=KBS)
양 사장은 이 같은 변화를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해 “300억 원이 추가 소요된다”며 “이를 위해 200억 원 긴축안을 마련했다. 불필요한 업무 추진비를 삭감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임원들의 업무 추진비를 시민들에 공개하는 등 경영 투명성 강화와 향후 5년 간 1300여명의 고임금자 퇴직도 이를 도울 전망이다. 양 사장은 “88올림픽 등 국가 행사를 앞두고 대량 채용했다. 자연스러운 퇴사”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지금 KBS 경영진과 내부 직원들은 어느 때보다 신뢰가 깊다. KBS를 정상화 하고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선 최선을 다 하고 있다. KBS 개편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