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경수진, 젊음의 표상이 되다..이보영부터 김희애까지

by강민정 기자
2014.03.24 09:47:49

경수진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배우 이보영, 손예진 그리고 김희애.

배우 경수진의 ‘상대배우’는 묘했다. 대부분 또래의 남자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일반적인 그림이지만 경수진은 달랐다. 그가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의 면면을 보면 경수진은 누군가의 ‘젊음’이 투영된 캐릭터로 존재했다. KBS2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선 이보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지금의 이보영이 자기주도적인 일상을 살게 되기까지 어두웠던 유년시절을 보여줬다.

‘상어’ 속 경수진.
KBS2 드라마 ‘상어’에선 손예진의 어린 모습으로 나왔다. 지금의 손예진이 진실과의 혼란스러운 싸움에 휘말릴 줄은 몰랐던 풋풋한 모습으로 첫사랑에 푹 빠진 캐릭터를 소화했다.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는 데서 ‘아역’이란 수식어가 따라왔지만 경수진은 그 인물의 현재를 설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거로 존재하며 극의 몰입을 도왔다. 경수진의 상대배우로 이보영, 손예진이 꼽혀온 건 그만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그가 캐릭터를 잘 표현해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 미니시리즈 ‘밀회’에서도 경수진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대배우는 분명 극중 짝사랑 중인 이선재(유아인 분)이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그가 호흡을 맞춰야 할 대상은 서한 예술재단 기획실장인 오혜원(김희애 분)이 될 전망이다.

‘밀회’ 속 경수진.
경수진은 극중 ‘선재바라기’로 고등학교 시절의 불량스러운 캐릭터를 벗고 밝고 긍정적인 여인으로 거듭난 박다미 역을 맡았다. 지난 방송 1,2회에서 박다미는 오혜원이 다니는 헤어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물로 싹싹하고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줬다. 선재 앞에선 혜원의 비싼 액세서리를 탐내는 어린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선재의 어머니를 손수 챙기는 속 깊은 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격정 멜로를 표방하는 ‘밀회’에서 중심은 김희애와 유아인에게 맞춰져 있다. 멜로라는 게 보통 남녀 간에 일어나는 감정의 소용돌이로 완성되지만, 그 감정을 자극하는 건 둘만의 요소에서만 비롯되지는 않는 법이다. 선재만을 쫓아다니는 다미라는 존재는 혜원에게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마흔의 나이로 예술 산업에 몸담고 있는 한 여자가 스무 살이나 어린 남자를 탐한다는 건 사회적인 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 그러한 금기에 도전하려는 혜원의 멜로를 ‘격정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경수진이 맡은 다미란 캐릭터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마냥 해맑고 바르기만 한 박다미가 혜원과 선재 사이에서 어떤 촉매제로 자극을 유도할지, ‘밀회’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