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이적 후 첫 라이브 피칭..."투구수 80개까지 늘릴 것"

by이석무 기자
2020.02.20 10:53:37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드디어 본격적인 실전 피칭에 돌입했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딘 TD 볼파크 인근 훈련장에서 타자들을 타석에 세우고 라이브 피칭을 가졌다. 류현진이 라이브 피칭을 한 건 스프링캠프 훈련 시작 후 처음이다.

이날 류현진은 불펜에서 25개의 공을 던진 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랜달 그리척, 미겔 테하다 주니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상대로 25개의 공을 뿌렸다. 이어 불펜피칭 10개를 더해 총 60개의 공을 던졌다.

라이브피칭에서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컷 패스트볼 등 모든 변화구를 시험했다. 타자들은 류현진의 현란한 투구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류현진은 라이브 피칭을 마치고 현지언론과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 마무리 시점에선 투구 수를 80개까지 늘릴 것”이라며 “지금은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준비과정 중이며 다음 (라이브) 피칭 때는 좀 더 많은 공을 던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프링캠프에선 얼마나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지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며 “다만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80∼90개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게 내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라이브 피칭에선 동료 타자들을 맞히지 않기 위해 신경썼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류현진과 여러차례 상대한 적이 있는 그리척은 “그의 실력을 잘 알고 있고 역시 우리가 기대했던 공을 던지더라”며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이 특히 좋았는데, 몸쪽 공 등 공략하기 힘든 코스로 공을 찔러 넣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현재 3일 간격으로 투구 스케줄을 잡고 있다. 지난 14일과 17일에는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앞으로 한 차례 정도 라이브 피칭이나 불펜 피칭을 한 뒤 23일부터 시작하는 시범경기에 등판할 전망이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에이스’ 류현진에 대한 믿음을 재차 강조했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을 언급하면서 “우리팀에는 우수한 선발 투수가 충분하다”며 “현재까지는 오프너 전략을 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 최대 강점은 선발”이라며 “지난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 선발진이 와르르 무너지는 바람에 21명이나 선발투수로 나섰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1915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심지어 울며 겨자먹기로 오프너 전략도 활용했다. 오프너는 불펜투수가 첫 1~2이닝을 이끌고 이후 불펜 자원들로 계속 이어던지게 하는 투수 기용 방법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토론토는 선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에이스 류현진이 온데다 태너 로어크, 맷 슈메이커, 체이스 앤더슨 등 검증된 선발투수들이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