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민남편’ 왜 폐지?..MBC의 자충수

by정준화 기자
2019.05.13 10:34:21

'궁민남편' 호평 속 갑작스런 폐지
'집사부' 잡은 저력..여러 모로 아쉬워

(사진=MBC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승승장구 중이던 ‘궁민남편’은 왜 폐지 됐을까.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 7.8%(이하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는 등 일요 예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었던 시점에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마지막 회에서 멤버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궁민남편’ (연출 김명진)이 12일 방송된 30회를 끝으로 폐지됐다. 제작진은 이데일리에 “시즌제 논의 없이 결정된 일이기에 ‘종영’이 아닌 폐지가 맞다”며 “거짓말로 희망고문 하고 싶지는 않다”고 못 박아 말했다.

업계에 미스테리로 남을 만한 폐지다. 2% 대의 시청률로 시작해 24회를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더니 최근 7.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이후 더욱 승승장구 중이었던 터다. 무엇보다 격전지였던 일요일 오후 7시 프라임타임에 이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었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폐지’보도가 나오기 직전 3주 동안 SBS ‘집사부일체’를 추월, 동시간대 시청률 2위로 뛰어 올랐고, 탄탄하게 자리잡아가고 있던 상황. 특히 멤버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과 구수한 ‘케미’로 고정 팬층을 확보하면서 ‘중년의 무한도전’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갱년기 특집’은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내며 PD협회로부터 의미 있는 상을 받으며 힘을 더했다. 여행, ‘먹방’ 등 방송가계 즐비한 아이템이 아닌, 새로운 시도로 신선함을 제공했다는 점도 프로그램이 재조명 받으면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중에 갑자기 내려진 폐지 결정에 시청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섣부른 결정이 아니었느냐는 평이 나온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폐지는 ‘궁민남편’이 상승세를 타기 전 논의돼 왔다. 당장의 시청률 지표를 기준으로 했던 터라 이후의 상승세를 예상하지 못한 것. 프로그램이 자리잡아가고, 성숙돼 가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단편적인 시청률로만 판단하다 보니 이 같은 아쉬운 상황이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안정환, 배우 차인표, 개그맨 김용만, 배우 권오중, 조태관까지 다섯 아저씨가 만나 혼자서는 하기 어려웠던 하고 싶은 것들에 도전하고 우정을 쌓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줬다.

결국 멤버들은 마지막으로 준비한 일일카페에서 그동안의 추억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