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82년만의 PS 구원투수 홈런' 컵스, SF에 2연승

by이석무 기자
2016.10.09 12:51:34

시카고 컵스의 구원투수 트래비스 우드가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구원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친 것은 무려 82년 만이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염소의 저주’를 깨고 싶은 시카고 컵스가 ‘짝수해 최강’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2연승을 거두고 시리즈 승리를 눈앞에 뒀다.

컵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를 5-2로 눌렀다.

이로써 전날 1차전 1-0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둔 컵스는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 남겨뒀다. 1908년을 끝으로 100년 훨씬 넘게 월드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컵스는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올랐지만 뉴욕 메츠에 4연패를 당해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2012년, 2014년에 이어 또다시 짝수해 우승을 노리는 샌프란시스코는 2연패를 당하면서 벼랑끝에 몰리는 신세가 됐다.

이날 컵스는 올시즌 16승8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한 우완 카일 헨드릭스, 샌프란시스코는 12승11패 평균자책점 3.81을 거둔 우완 제프 사마자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컵스는 전날 승리를 발판삼아 초반부터 샌프란시스코를 몰아붙였다. 1회말 공격에서 덱스터 파울러의 우측 2루타로 만든 2사 2루 찬스에서 벤 조브리스트의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2회말에는 대거 3점을 추가했다. 컵스는 선두타자 제이슨 헤이워드의 우측 2루라와 하비에르 바에스의 볼넷, 윌슨 콘트레라스의 우전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대량득점 찬스에서 투수인 헨드릭스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계속된 1사 1,3루 기회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샌프란시스코도 3회초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조 파닉이 좌측 2루타로 출루한데 이어 대타 그레고르 블랑코 역시 중견수 쪽 2루타로 2루주자 파닉을 홈에 불러들였다. 계속된 1사 3루 상황에서 브렌든 벨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 2점 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컵스는 결정적 한방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구원투수 트래비스 우드가 예상을 깨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우드는 4회초 수비 때 컵스 선발 헨드릭스가 상대 타자의 타구에 맞아 부상당하자 갑작스레 마운드에 올라온 구원투수였다.



구원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친 것은 1924년 샌프란시스코 투수였던 로지 라이언 이후 무려 92년 만이었다. 아울러 우드는 1984년 릭 수트클리프, 2003년 케리 우드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날린 세 번째 컵스 투수가 됐다.

컵스는 선발 헨드릭스가 부상으로 3.2이닝(4피안타 2실점)만에 조기 강판됐지만 이후 5명의 구원투수가 5.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챙겼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사마자가 2이닝 동안 6피안타 4실점으로 일찍 무너지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컵스와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쉰 뒤 11일 샌프란시스코의 홈 구장인 AT&T 파크에서 3차전을 치른다.

컵스는 3차전 선발로 제이크 아리에타(18승 8패, 평균자책 3.10)를 예고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포스트시즌 최고의 에이스인 매디슨 범가너(15승 9패 평균자책 2.67)를 내세운다.

한편, 이날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A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은 비로 취소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허리케인 매슈의 최북단 날개의 영향으로 경기가 10일 오후 2시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비가 오더라도 기다리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워싱턴 지역에는 오후 내내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왔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동일이었던 10일로 디비전시리즈 2차전을 연기했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는 다저스가 워싱턴에 4-3으로 승리했다. 2차전 선발로 다저스는 리치 힐(12승 5패 평균자책점 2.12), 워싱턴은 태너 로크(16승 10패 평균자책점 2.83)가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