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피겨그랑프리 1차 동메달...말리닌, 최초 4회전반 점프 성공
by이석무 기자
2022.10.23 15:03:46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21·고려대)이 2022~23시즌 첫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우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3.20점, 예술점수(PCS) 87.41점, 감점 1.00점, 합계 169.61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94.44점을 받은 차준환은 최종 총점 264.05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쿼드러플 악셀을 성공한 ‘미국의 신성’ 일리아 말리닌(18)은 280.37점으로 금메달 주인공이 됐고 일본의 미우라 가오(17·273.19점)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 전반부는 나쁘지 않았다. 차준환은 첫 번째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성공시켜 기본 배점 9.70점과 수행점수(GOE) 3.74점을 챙겼다. 이어진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도 깔끔하게 뛰었다.
고난도 4회전 점프 2개를 모두 성공한 차준환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 점프마저 실수없이 해냈다. 이후 플라잉 카멜 스핀을 최고 난도인 레벨4로 처리한데 이어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3), 스텝 시퀀스(레벨3)도 훌륭하게 해냈다.
하지만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 연기에서 큰 실수가 있었다. 체력이 떨어진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려다 넘어졌다. 이 점프에서만 GOE 3.20점이나 감점됐다.
뒤에 붙는 점프를 수행하지 못한 차준환은 다음 과제인 트리플 악셀 단독 점프에 싱글 오일러와 트리플 살코를 이어 붙였다. 하지만 트리플 살코에서 다운그레이드(Downgrade·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를 받아 GOE 2.86점이 깎였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뒤에 붙이는 트리플 토루프 점프를 1바퀴만 도는 싱글 토루프로 처리했다. 원래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후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레벨4로 수행한 뒤 이나 바우어로 꾸민 코레오 시퀀스(레벨1)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차준환은 오는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일본 삿포로에서 열리는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NHK 트로피에 참가한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상위 6명에게 주어지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이루게 된다. 차준환은 2018년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한국 남자선수로는 최초로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한편 금메달을 차지한 말리닌은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4회전 반(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성공시켜 피겨 역사를 다시 썼다. 말리닌은 첫 번째 점프 과제로 쿼드러플 악셀을 깨끗하게 해냈다. 기본 점수가 무려 12.50점인데다 GOE도 4.11점이나 챙겼다.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ISU 주최 대회에서 이 기술을 성공한 건 말리닌이 처음이다.
말리닌은 지난 5월 개인 훈련에서 쿼드러플 악셀을 세계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에 열린 2022 US 인터내셔널 클래식 프리스케이팅에서 이를 완벽하게 해내 피겨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날 말리닌은 쿼드러플 악셀 등 4회전 점프 5개를 시도해 4개나 성공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