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섭, '볼넷 적어도 칭찬 받는 톱타자' 왜?

by박은별 기자
2013.04.24 12:37:51

배영섭. 사진=삼성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삼성 배영섭은 시즌 초반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 시즌 타격 부진으로 맘 고생이 심했던 그는 올해 보란 듯이 물오른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타율 2위(4할4리) 도루 5위(5개) 출루율 4위(4할6푼6리) 최다안타 4위(21개)로 어디 하나 흠잡을데 없는 성적이다.

‘기다림’보단 ‘적극성’이 그의 상승세를 이끄는 키워드다. 누상에 나가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배영섭이 중점을 두고 있는 건 안타다. 볼넷도 출루의 좋은 방법이지만 그는 기다림보다는 적극적인 타격에 더 신경 쓰고 있다. 그는 “기다리기보다는 무조건 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타자이면서도 사사구는 6개에 불과한 이유다. 톱 타자의 조건 중 빠지지 않는 것이 공을 잘 골라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배영섭은 일단 볼넷 보다 안타다. 그만큼 타격감이 좋다. 걸어나가려는 의식을 하지 않아도 높은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자신감의 배경이 되고 있다.

중요한 건 삼진도 적다는 점이다. 14경기에서 삼진은 7개 뿐이다. 타격 10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 중 삼진, 사사구 개수가 유독 적은 편에 속한다. 볼도 쳐내는 적극성이 만들어낸 기록이다.

일단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그의 적극성은 빛이 발하고 있다. 좋은 결과는 마음의 여유까지 생기게 하는 연쇄작용으로도 이어진다. 초반 그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다.

적극적인 타격으로 ‘내스윙대로 쳐보자’는 그의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볼카운트가 쌓일수록 마음은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스윙을 충분히 해낼 수 없는 법. 어차피 시즌은 길다는 마음으로 결과에 급급하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그대로 유지해야 시즌 끝까지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배영섭은 “볼넷을 기다리다보면 볼카운트가 계속 불리해지고 그러면 범타도 많아진다. 쫓기는 상황에선 내 스윙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불리해지기 전에 좋은 공이 왔을 때 더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 그가 잘 치고 있다는 점도 적극적인 공략에 보탬이 되고 있다. 설사 빠른 타이밍의 공격 탓에 2스트라이크 이후로 몰리는 경우가 나오더라도 쉽게 아웃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

배영섭은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타율 3할3푼3리)보다는 불리할 때(3할6푼8리) 더 잘치고 있다. (참고 B=S 5할)

지난 해와 비교하면 훨씬 더 좋아진 부분 중 하나다. 지난 해 볼카운트 0B-2S에서 31타수 1안타(타율 3푼2리), 1B-2S과 2B-2S에서 64타수 10안타(타율 1할5푼6리)로 볼카운트가 몰리면 유독 어려움을 겪었다.

그만큼 올해 달라진 배영섭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볼카운트가 몰렸다고 해도 위축된 감이 없다. 오히려 그의 집중력은 더 좋아졌다. 타격감이 좋은 데다 노림수도 좋아진 덕분이다.

자신있게 치고, 달리는 삼성 톱타자 배영섭. 그의 적극적인 질주가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