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진영 지도교수, "살기 위해 공부하겠다더니···"

by김영환 기자
2010.03.31 12:10:57

▲ 故 최진영

[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무대 만드는 것을 행복해했다."

고(故) 최진영이 무대 제작 기술에 흥미를 갖고 무대 제작소를 만들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인 한양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는 31일 오전 서울 한양대학교 한양 예술극장에서 열린 최진영의 노제에 참석해 "무대 기술 수업 숙제를 하면서 `이런 거 만들 때 행복해요`라고 말하던 최진영의 모습이 생각난다"며 고별사를 전했다.

최형인 교수는 한양대학교 연극학과 학과장으로 최진영과 돈독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최진영의 한양대 입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지난해 공연했던 연극 `한 여름밤의 꿈`도 최 교수님의 권유로 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나중에 무대 제작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혼자 힘들었나보다"며 "호탕한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하니 살 수 없을 만큼 절망을 느낀다"고 제자를 먼저 떠나보낸 안타까움을 밝혔다.



이어 "29일 오전 8시 전화가 왔을 때 급했단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나를 용서해라. 설계 도면이 나왔는데 오후에 방문해 기운 나게 해주려고 했는데 늦었다"며 급박했던 사건 당일의 기억도 떠올렸다.

최 교수는 "실기 시험을 보던 네가 `공부하고 싶다. 살기 위해 공부하고 싶다`고 한 모습이 떠오른다. 얼마나 급했길래 그렇게 빨리 떠났는지"라며 "미안하다. 다음에는 더 가까이 있을게, 더 많이 사랑해줄게"라며 제자를 향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노제를 마친 고인은 오전 10시10분 쯤 성남시립승화원으로 이동해 화장을 할 예정이다. 유해는 누나 고 최진실이 영면해 있는 경기도 양평 갑산공원에 안치된다.

고 최진영은 29일 오후 2시14분께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의사(경부압박질식사)로 사망했다. 경찰은 자살이라고 사인을 규명했으며 원인에 대해서는 우울증과 스트레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