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퍼거슨 감독이 이겼다...호날두 맨유 잔류 밝혀

by김삼우 기자
2008.08.07 12:14:13

▲ 퍼거슨 감독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결국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겼다. 적어도 2008~2009 시즌까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유니폼을 입는다. 호날두가 맨유 잔류를 선언한 까닭이다.

영국의 ‘더 타임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날두는 7일(한국 시간) 포르투갈 일간지‘퍼블리쿠’와 인터뷰에서 “퍼거슨 감독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끝에 맨유에 남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맨유에서 뛸 것”이라고 밝혔다. 호날두는 “내 의지와는 반대로 맨유에 남는다는 설은 거짓말이다. 맨유에서 뛰는 동안에는 늘 그랬듯 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스스로 레알 마드리드행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맨유에서 그의 정신적인 후견인 노릇을 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수석 코치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옮기는 등 환경의 변화로 제기됐던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논란은 맨유 잔류로 마무리됐다. 

호날두의 잔류는 원하는 선수는 절대 놓치지 않는 퍼거슨 감독이 끝내 그의 뜻을 관철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호날두는 ‘퍼블리쿠’와 인터뷰에서 “퍼거슨 감독은 내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었고 나도 감독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결정을 했다”고 밝혀 퍼거슨 감독과의 깊은 대화가 맨유에 남기로 결심한 중요한 요인이었음을 시사했다. 퍼거슨 감독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퍼거슨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전에서 호날두가 웨인 루니와의 일명 윙크 사건(영국 언론은 호날두가 루니의 파울을 주심에게 일러바쳐 퇴장시켰다고 말한다)에 휘말렸을 때도 호날두를 적극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당시에도 호날두는 잉글랜드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으며 레알 마드리드행이 거론됐으나 퍼거슨 감독은 직접 포르투갈까지 날아가 그를 설득하는 정성을 기울였다.



이런 퍼거슨 감독에 대해 호날두는 “감독은 여전히 내게 고함을 질러댄다, 내가 할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선을 확실하게 정해준다”며 “꼭 우리 엄마 아빠같다”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퍼거슨 감독의 호날두 사랑도 여전하다. 퍼거슨 감독은 “팬들은 젊은 선수들이 거액의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더욱이 호날두는 어릴때 아버지를 잃어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 등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다”면서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원했던 호날두의 심정을 납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든든한 퍼거슨 감독의 존재에도 불구, 호날두는 그에게 배신감을 느낀 팬들의 사랑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대부분의 맨유 팬들은 호날두가 돈에 휘둘려 팀을 떠나려 한다면서 분통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호날두는 “맨유에서 한 시즌은 더 뛰겠지만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에 가고 싶다. 축구 인생에서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말해 ‘더 타임스’지는 “호날두는 팀 동료들에게는 환영을 받겠지만 맨유 서포터들이 그를 어떻게 받아들이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그의 이적 논란과 관련,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는 물론 누구도 탓하고 싶지 않다. 내가 공개적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