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파워 "고교 동창 셋, 이젠 회사 대표 됐죠"[인터뷰]①
by김현식 기자
2022.02.01 20: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호랑이 기운을 품고 달려봐야죠.” 힙합 트리오 리듬파워(보이비, 지구인, 행주)의 임인년 새해 각오다. 인천 출신 고교 동창으로 이뤄진 팀인 리듬파워 세 멤버는 모두 1986년생 범띠다. 그래서인지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을 맞으며 꺼낸 힘찬 외침이 더 울림 있게 느껴진다.
리듬파워 멤버들에겐 ‘대표’라는 직함을 달고 처음 맞는 범띠 해이기도 하다. 이들은 2020년 10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아메바컬쳐를 떠난 뒤 팀플레이뮤직을 설립했다. 래퍼의 꿈을 함께 이뤄낸 데 이어 힙합레이블 대표라는 직함까지 동시에 달았다.
행주는 “범띠 대표가 셋인 힙합레이블은 저희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뭔가 기분이 좋더라”며 “올해는 정말 뭔가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지구인은 “친구 셋이서 열아홉, 스무살 때 장난처럼 얘기했던 것들을 하나 둘 이뤄가고 있어 재미있고 뿌듯하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보이비는 “친구끼리 팀을 하거나 같이 일을 하다가 깨지는 사례를 많이 지켜봤다. 12년간 굳건히 팀을 유지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팀플레이뮤직 설립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아메바컬쳐에서 나오던 때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대중음악 공연 시장에 칼바람이 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행주는 “아메바컬쳐를 떠나기로결정한 이유는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도전을 통해 2막을 열어야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긴 했지만, 여기서 더 미루면 레이블 설립 시기를 완전히 놓칠 수 있겠다 싶어 결정을 내렸던 것”이라고 했다.
지구인은 “우리의 원초적 감각을 믿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을 보탰다. 사명에 대해선 “‘친구’, ‘우정’, ‘호흡’, ‘팀워크’ 등 저희를 대표하는 여러 키워드를 떠올려보다가 보이비가 처음 얘기했는데 너무 적절하다 싶어 택했다”고 설명했다. “홍대에 있는 라멘집에서 밥을 먹을 때 보이비가 아이디어를 던졌다”는 뒷이야기를 전하며 웃었다.
보이비는 “리듬파워가 다이나믹듀오가 애정으로 낳은 자식 같은 이미지가 있지 않나. 형들의 노래 가사에 팀플레이라는 표현이 꽤 많았더라”며 미소 지었다.
여전히 든든한 조력자인 다이나믹듀오의 개코의 최자를 비롯한 아메바컬쳐 식구들은 새 출발을 적극지지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왔단다. 지구인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메바컬쳐 사장님을 찾아가 회사 운영법에 대한 레슨을 받았다. 재무제표 보는 법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셨을 정도”라며 “다이나믹듀오 형들도 저희와 같은 과정을 겪어본 적이 있기에 공감해주시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했다.
리듬파워는 2020년 8월 싱글 ‘팀플레이’(T3AMPLAY)를 발매하며 새 둥지에서의 첫발을 뗐다. 그 뒤로 5장의 싱글과 2장의 EP(미니앨범)를 더 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활동은 이전처럼 왕성하게 펼치지 못했지만, 음악 활동만큼은 쉼 없이 부지런히 펼쳤다. 멤버 중 지구인은 Mnet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10’에 재도전에 처음으로 본선 무대까지 오르는 값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행주는 “코로나19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기에 아끼고 아껴가며 1년 6개월을 보냈다. 덕분에 회사를 차린 뒤 적자를 보진 않았다. 모두가 힘들었지만, 티를 내지 않으면서 잘 버텼다. 매일 ‘우리 셋 정말 대다하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10년간 힙합신에 있으면서 배운 걸 잘 실천해냈다는 생각”이라며 뿌듯해했다.
세 멤버는 레이블 설립 이후의 시간을 “긴축재정을 펼친 시기”라고 표현하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흥이 안 난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회사를 차린 뒤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는데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2022년이 진정한 분수령이라는 생각이다. 올해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회사를 운영하고 음악 활동을 펼쳐보려고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