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역사 '해투', 2.8%로 초라한 마무리
by김가영 기자
2020.04.03 11:01:46
'해피투게더' 마지막 방송, 시청률 2.8%
시즌4 개편했지만, 색깔 찾지 못해
"폐지 아닌 시즌 종영"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꼭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와 많은 웃음을 드리겠다.”
KBS2 최장수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가 지난 2일 새로운 시즌을 약속하며 19년 역사를 마무리했다.
‘해피투게더3’ MC였던 엄현경과 MC들의 절친인 허경환, 남창희, 조우종이 출연한 이날 방송은 시청률 2.8%에 그쳤다.(닐슨코리아) 19년 역사, KBS 최장수라는 타이틀에 비해 초라하고 씁쓸한 마지막이다.
2001년 시즌1으로 시작해 2020년 시즌4까지 이어지며 KBS 최장수 예능프로그램의 자리를 지킨 ‘해피투게더’는 최근 시청률, 화제성 저조를 겪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3~4% 시청률 대의 시즌3를 마무리하고 시즌4로 개편했지만 상황은 악화됐다. 시청률은 최저 1.8%까지 떨어졌고 화제성도 저조해 존재감이 미미했다.
채널, 콘텐츠가 다양해지며 방송 프로그램의 침체기가 왔다지만 ‘해피투게더4’의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해피투게더’ 만의 차별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쟁반노래방’, ‘프렌즈’, ‘사우나 토크’, ‘야간매점’ 등 다양하고 신선한 포맷으로 예능계를 주도하던 과거와 달리 색깔 없는 토크쇼로 90분을 채워왔다. 토크쇼라는 포맷 뿐만 아니다. 게스트들도 ‘해피투게더’ 만의 개성을 갖추지 못했다. 타 드라마에서 이슈가 된 조연배우들이나, 타 예능에서 활약한 스타들을 초대해 꾸미는 식이었다.
시즌4는 ‘스타를 직접 찾아가는 토크쇼’라는 포맷을 내세웠지만, 몇 주 만에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왔고 ‘개편’의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시청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시청자의 눈길을 끌지 못했고 마음을 끌지 못했다는 것이다”며 “방송이라는 것은 새로움, 즐거움, 유익함 3가지 요소로 볼 수 있는데 ‘해피투게더’는 새로운 게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전에는 ‘쟁반노래방’, ‘프렌즈’ 등 핫한 포맷들이 있었다. 시청자들이 지루할 때쯤 빠르게 포맷을 바꿔줬다”며 “최근 ‘해피투게더’에서는 MC들이 옷을 바꿔입는 정도의 변화를 보였는데 그 정도의 변화로는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미흡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제작진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재밌고 자극적인 것을 많이 봤다”며 “스튜디오 예능의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새 시즌 1년 4개월 만에 막을 내린 ‘해피투게더’. KBS 측은 “잠시 시즌을 멈추고 재정비에 들어가기 위해 휴지기를 갖는다”며 폐지가 아닌 시즌 종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