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희수, 마무리 교체 논란 스스로 잠재우다
by박은별 기자
2014.04.04 10:07:14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SK 박희수가 지난 겨울 떠들썩 했던 마무리 변경 논란을 스스로 잠재웠다.
SK는 지난 겨울 마무리 문제로 잠시 들썩였다. 시즌 막판부터 선발 김광현을 마무리로 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만수 SK 감독이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마무리 캠프 때까지만 해도 김광현을 마무리감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이 감독은 여전히 마무리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여러 후보 선수들의 컨디션을 더욱 체크한 뒤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의도였다.
이 감독이 김광현을 마무리로 쓰고자 하는 의도는 있었다. 지난 해 마무리 박희수의 몸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이만수 감독은 “희수의 부상 우려와 컨디션 저하로부터 마무리 전환설이 나왔다”고 했다.
김광현 역시 부상 경력이 있던 선수다. 이 감독은 김광현처럼 조금 더 강력한, 상대를 윽박지르는 느낌을 주는 마무리감을 원한듯 보였다. 박희수는 빠른 볼로 상대를 압도하기 보단 정교한 컨트롤로 승부를 하는 투수다.
SK가 뒷문 단속을 누구로 시킬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커져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발 에이스 김광현. 그를 마무리로 전환시킨다는 것을 두고, 기대의 목소리도,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왔다.
결국 화제와 논란이 됐던 ‘마무리 김광현’의 가능성은 캠프 막바지에 가서 사그라들었다. 김광현이 선발로 굳건한 모습을 보였고 박희수 역시 부상없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덕분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2014시즌. 박희수는 여전한 실력으로 마무리 변경 논란을 스스로 잠재우고 있다. 마무리 변경 가능성이 언급됐을 때,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던 건 박희수였다. 박희수는 마무리 변신 첫 해 큰 무리없이 제 역할을 잘 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마음 편할리 없었다.
시즌 초반일 뿐이지만 박희수는 코칭스태프의 걱정을 딛고 이보다 더 든든한 마무리는 없다는 걸,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팀 3승을 모두 지켰다. 3경기에 나와 2.2이닝, 9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개의 안타만을 허용했다. 실점은 없었다. 1일 LG전 불펜진의 어지러움을 정리시킨 것도 박희수였다. 세이브 순위표 맨 윗자리엔 그의 이름이 올라있다.
타고투저의 시즌 초반 흐름에서 투수들은 연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까지 합세하며 올시즌 타자들고 상대하기 더욱 부담스러워졌다는 것. 게다가 SK는 연이어 불펜진이 무너지며 박희수까지 가는 길목이 참 복잡하기만 하다. 분위기를 뺏겼다 싶은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켜주고 있다.
불펜진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준 지난 시즌, 왠지 묻힌 느낌이었던 박희수는 올시즌은 그야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이다. 오승환(한신), 봉중근(LG), 손승락(넥센) 등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 사이에 있어 존재감이 미비한듯 했지만 올핸 다르다. 초반부터 장점인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만수 감독도 그를 8회부터 등판시키며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박희수는 예나 지금이나 SK의 가장 든든한 마무리 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