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태, 가슴 뭉클한 암투병기 "정말 소중한 경험"

by김은구 기자
2011.06.30 10:25:47

▲ 29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코너에 출연한 차인태(사진=화면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왕년의 명 아나운서 차인태가 암 투병기를 전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차인태는 29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코너에 게스트로 출연해 암 진단을 받았을 때의 좌절감과 극복기를 공개했다.

차인태는 지난 2009년 대학 교수로 정년퇴임 후 암 진단을 받았다.

차인태는 “급성 폐렴증세로 응급실 가서 검사를 한 결과 암이라고 했다. 정확히는 `B세포 미만성 악성 림프종양`”이라며 “의사 말이 `길게 갑시다`라고 했다. 치료가 쉽지 않다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맨 처음 아내, 아이들 다 놀랐다. 지금은 내가 이렇게 비교적 담담하게 말하지만 림프종양 얘기를 듣고 나서 `왜 그것이 지금 나여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원망, 화남, 안타까움, 패배감 등 부정적 단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차인태는 또 “암 병동에 들어가 있으면 복도 끝에서 끝까지 다 암 환자였다. 항암치료기간에는 병동 끝에서 끝까지 걸으라고 해서 걷는데 편도로 75걸음, 왕복 150보를 하루에 5번을 못할 정도였다”며 “입원실에 누워 천장만 쳐다보고 있는 시간이 계속 되니 너무 외로웠다”고 당시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를 설명했다.

차인태는 “입원기간에 아이들하고 눈 맞추기가 어려웠다. 부모자식 간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고 서로 안타깝다보니 자꾸 눈물만 났다”면서도 “그렇게 1년 반 동안 반복되다보니 `이게 사람 살아가는 과정이구나. 내가 받은 대접, 누렸던 모든 것 너무 과장된 것 아닌가`하는 자기반성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차인태는 9차례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아 현재 암세포는 다 없어진 상태다. 요즘은 정기적으로 검사만 받고 있다.

차인태는 “언제 재발하고 전이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방심하지 않고 겸손하게, 편안하게 마음먹고 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강을 되찾고 첫 외출하는 순간 잊을 수 없다고 들었다”는 MC 강호동의 말에 “항암치료를 오래하다 보면 손가락, 발가락 끝 감각이 무뎌져 바늘귀를 꿴다든지 하는 게 어렵다”며 “그런데 힘들기는 했지만 와이셔츠를 입는데 단추가 끼워졌다. 소매까지 9개 단추를 다 채우고 `야 차인태 멋지다`고 외쳤다. 별 것 아닌 일이지만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또 하나 생긴 게 너무 감격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