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물러나면 모든 것 인정하는 셈"...이기흥 밝힌 3선 도전 이유

by이석무 기자
2024.12.23 15:04:08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물러날 공간 없이 코너에 몰렸다”

최근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14일 열릴 제42대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많은 논란과 억측들이 있었지만 다시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가 있다”며 “원래 재임으로 끝내려고 하했다. 훌륭한 분을 수석 부회장으로 모셔 다음 회장에 도전해보라고 간청을 드려 얘기가 다 됐다. 그런데 개인적 사정으로 수석 부회장으로 오지 못했다. 이렇게 하다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말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감사를 하고, 국회에서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하고, 국조실에서 조사를 하고, 경찰에 다시 수사 의뢰를 하고, 검찰 수사를 받고, 감사원에 조사를 하고 있다. 어제도 문체부가 또 감사를 했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기관이 이 체육회 조사에 나섰다. 건국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 뭔가 내가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체육 관계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속된 말로 ‘너무한다’. ‘여기서 물러서며 모든 것을 인정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내가 물러날 수 없는 공간이 없이 코너에 몰렸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장은 월급이 없고 기사도 내가 고용한다. 유류비도 내가 냈다”며 “대한체육회의 어떤 돈도 쓴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스포츠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더이상 할 게 없다”며 “체육인들이 내게 준성원과 신뢰를 반드시 보답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항상 평소에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16년 통합체육회 선거를 통해 처음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된 재선에 성공했다. 체육회 사유화 및 각종 비위 의혹으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3선 도전을 공식 발표했다.

이 회장은 2022년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 당시 자녀의 대학 친구 A씨가 채용될 수 있도록 부당한 지시를 내린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직원 부정 채용(업무 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체육회 예산 낭비(배임) 등 혐의로 이 회장 등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문체부는 다음 날인 11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회장은 문체부의 직무정지 통보에 불복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