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김화정 PD "두번째 한일전 준비 중…이영표 복수전"[인터뷰]②

by김가영 기자
2024.12.12 10:33:17

'골 때리는 그녀들' 김화정 PD 인터뷰

김화정 PD(사진=SBS)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두 번째 한일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SBS ‘골 때리는 그녀들’ 김화정 PD가 높은 관심을 모은 한일전이 다시 한번 열린다고 귀띔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김화정 PD는 “복수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고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준비를 하려고 한다”며 “이영표 감독님도 복수에 대한 의지가 가장 강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골 때리는 그녀들’은 국가대항전인 한일전을 진행해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당시 시청률은 7.2%(닐슨코리아/전국 가구 기준)까지 상승했다. ‘골때녀’가 국가대항전 이전 3개월 간 3~5%대 시청률을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상승한 수준이다.

‘골때녀’ 메인 연출로 프로그램의 흥행을 이끈 김 PD는 최근 메인 PD 자리를 후배인 권형구 PD에게 넘겨주고 프로젝트·사업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PD가 이 역할을 맡아 처음으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한일전이었다. 김 PD는 첫 프로젝트부터 성공을 하며 ‘골때녀’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 PD는 ‘2022 카타르 월드컵’ 특집을 떠올렸다. 그는 “포르투갈로 가서 피구를 만났고 포르투갈 팀과 섞어서 경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경험 때문에 해외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라며 “그러나 일본이라서 더 용이하고 수월할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한일전을 추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일전은 포르투갈 선수들과의 경기보다 어려웠다며 “6개월 이상을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김 PD는 “‘월드컵 특집’은 루이스 피구의 섭외가 이뤄진 후에는 일사천리로 진행이 됐는데 한일전은 양쪽 선수들의 수준을 맞추는 것이 힘들었다”며 “양쪽 감독님들 모두 한일전인 만큼 친선 느낌이 아닌 더 진지한 느낌이었다. 중간에서 밸런스를 잡아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팀은 ‘골때녀’ 안의 선수들이라는 기준이 있었던 반면 일본에서의 선수들을 꾸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일본은 여자축구 최강국이라 불리는 바. 그만큼 어떤 수준의 선수들로 팀을 꾸릴 지도 고민이 됐다. 김 PD는 “저희도 한국 사람이니까 이기고 싶지 않나. 그렇다고 해서 수준이 낮은 (일본)선수들을 뽑을 순 없었다”라며 “올스타보다는 수준 높은 경기가 되어야 하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기억에 남아야 하기 때문에 수준이 높은 선수들과 붙는 것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 PD는 “일본팀의 구력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이 ‘골때녀’를 통해서 짧은 기간에 비교할 수 없는, 구력을 넘어서는 실력을 가졌기 때문에 충분히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양 팀의 실력 수준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걱정도 됐다고. 그는 “일본이 압도적이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는데 축구라는 것이 해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마음이 졸이긴 했다”며 “또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지’라는 말이 있는 만큼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압박감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한일전은 3대 4로 아쉬운 패배를 했지만 그럼에도 의미를 남겼다. 액셔니스타의 에이스 박지안이 한일전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골때녀’의 희망을 보여줬고 허경희도 키퍼와 필드를 오가며 남다른 축구 실력을 선보였다.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가 패배의 아쉬움을 달래줬다.

김 PD는 “일본 선수들에게 ‘골때녀’ 멤버들이 얼마나 진심인지를 얘기해줬다. 우리 선수들은 예능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고 진심으로 경기에 임하니, 이 정서를 알아야 할 것이라고 얘길 해줬다”며 “그래서 그런지 일본 선수들도 비장하게 왔더라. 일본 선수들도 굉장히 진지하게 임해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김화정 PD(사진=SBS)
특히 한일전에는 FC월드클라쓰의 사오리가 일본팀 대표로 뛰면서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김 PD는 “우리나라가 한일전에 진심인 만큼 사오리가 상대팀인 일본팀으로 뛴다는 것이 조심스럽긴 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는데 사오리는 자신의 축구가 업그레이드 된다면 참여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스스로 축구에 권태기가 왔는데 한일전이 환기가 되고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응원하는 팀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얻을까 걱정을 했는데, 사오리는 세계관의 확장에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개인적으로 축구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새로운 팀을 만나 하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했다”며 “사오리가 일본팀으로 뛰어줘서 한국 팬들 중에서도 일본을 응원하는 분들이 있었고 선수로 잘 뛰어줘서 좋은 경기가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PD는 감독인 이영표에 대해서도 “이영표 감독님이 도움을 많이 줬다. 일본 선수들의 수준이 높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최대한 아웃풋을 내려고 잘 싸워주셔서 한일전에 큰 도움이 됐다”며 “시즌2는 이영표 감독님이 하시는 게 명예회복에 대한 서사도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한일전은 축하 공연으로 조수미가 등장해 화제몰이를 하기도 했다. 김 PD는 “한일전2가 여러모로 1을 넘어야 한다는 걱정이 있다. 축하공연만 해도 1에서는 조수미 님이 나오셨는데, 2에선 누굴 모셔야 할까”라며 “여러 부분에서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국가대항전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으니까 응원해주시는 마음을 생각해 보강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