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홀리'의 끝 보여준 샘 스미스, 파격 그 이상의 '해방감'
by윤기백 기자
2023.10.19 11:23:00
‘2023 글로리아 더 투어’ 서울 공연
17~18일 케이스포돔서 2만 관객 열광
드레스·망사 스타킹에 19금 퍼포먼스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오늘 밤은 자유를 누리세요. 마음대로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하세요.”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가 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023 글로리아 더 투어’를 통해서다. 2019년 논 바이너리 선언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샘 스미스는 17~18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무대에 올라 활동 초기 발매한 팝 발라드 히트곡부터 19금 파격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과감한 무대까지 ‘해방감 넘치는’ 공연을 선사했다. 성인 인증이 필수였던 이번 공연에선 ‘19금’을 넘어 ‘29금’ 이상의 무대로 관객들을 화끈하게 몰아쳤다. 특히 샘 스미스의 치명적인 뒤태와 엉덩이가 공개될 때는 관객들의 환호가 절정에 달했다.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샘 스미스의 매력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의 100분이었다.
공연의 포문은 ‘스테이 위드 미’가 열었다. 황금빛을 품은 사람이 뒤로 돌아 누운 듯한 무대 구조물을 넘어 등장한 샘 스미스는 현장에 운집한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의상도 남달랐다. 닻을 형상화한 코르셋 복장을 입은 샘 스미스는 “메이크 섬 노이즈, 라잇 나우”라고 끊임없이 외치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관객들도 마치 마지막 무대를 즐기듯 떼창으로 응수하며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첫 무대를 마친 샘 스미스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로 인사말을 건넨 뒤 손키스를 연발하며 공연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샘 스미스는 ‘아임 낫 더 온리 원’을 열창했다. 이 곡은 초창기 샘 스미스를 대표하는 넘버로, 관객들이 떼창을 이어가자 2절에선 아예 마이크를 관객에게 넘겨 눈길을 끌었다. 세 번째 곡인 ‘라이크 아이 캔’을 부를 땐 아예 무대 앞으로 나가서 관객들과 마주했다. 객석에 앉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포즈를 취해주는 등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펼쳐 환호를 자아냈다. ‘투 굿 앳 굿바이스’ 무대에선 코러스와 함께 합을 맞추며 감미로운 음색을 뽐냈다. 특히 무대 중간중간 허리를 꿀렁꿀렁 흔들며 공연 분위기를 예열하는 등 요염한 매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이번 공연은 인트로 무대와 함께 파트1 ‘사랑’, 파트2 ‘뷰티’, 파트3 ‘섹스’로 나누어 진행했다. 마치 선풍기 1단, 2단, 3단처럼 파트를 거듭할수록 공연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특히 각 무대마다 새로운 의상을 입고 등장해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레이스가 달린 의상을 입고 등장한 샘 스미스는 파트1 첫 무대인 ‘퍼펙트’에서 요염한 몸짓으로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풍부한 성량으로 좌중을 압도한 샘 스미스는 ‘다이아몬즈’를 부를 땐 무대 위에 드러눕고, 뒹구는 등 요염한 몸짓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그런 샘 스미스의 모습이 야하게만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때론 천진난만하기까지 했다. 일부 관객들은 “귀엽다”, “러블리하다”고 외치면서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하우 두 유 슬립?’, ‘댄싱 위드 어 스트레인저’ 무대에선 바람에 옷깃이 나부끼듯 살랑살랑 몸을 흔드는 샘 스미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샘 스미스는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는 관객들에게 손키스로 화답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파트2 ‘뷰티’는 애절한 발라드 넘버인 ‘키싱 유’, ‘레이 미 다운’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블링블링한 은색 장신구가 곁들여진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샘 스미스는 감미로운 음색을 뽐내며 귀호강을 선사했다. 관객들은 핸드폰 라이트에 불을 켜 손에 들고 하나둘 호응하기 시작했고, 공연장은 삽시간에 별빛으로 가득찬 느낌이 들었다.
‘러브 고즈’ 무대에선 댄서들이 하나둘 등장해 열기를 끌어올렸다. 사뿐사뿐 전개되는 비트에 허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박자를 맞춘 댄서들은 마치 발레 공연을 펼치듯 무대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샘 스미스와 절묘한 호흡을 펼쳤다.
이후 카우보이 의상으로 갈아입고 무대에 등장한 샘 스미스는 ‘김미’ 무대에서 퍼포먼스 수위를 한층 높였다. 관객들을 일으켜 세운 샘 스미스는 특유의 엉덩이 춤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이어진 ‘루즈 유’ ‘프로미시스’에선 댄서들의 19금 퍼포먼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댄서들끼리 키스를 나누고 19금 행위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하는 등 파격의 끝을 달렸다. 이후 샘 스미스는 핑크 드레스를 입고 등장,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과감하게 드러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래치’와 ‘아이 필 러브’ 무대에선 파격의 끝을 달렸다. 핑크 재킷에 하트 구멍이 뚫린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샘 스미스는 공연장을 수놓는 레이저쇼 못지 않게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재킷과 티셔츠를 벗어 던진 샘 스미스는 자신의 몸을 탐닉하며 과감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샘 스미스의 손길이 몸 곳곳에 닿을 때마다 관객들은 거친 환호를 내지르며 호응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트3 ‘섹스’에서는 샘 스미스가 전라에 가까운 노출을 감행, 포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관객 앞에 꺼내보였다. 성스러운 가스펠이 울려퍼진 가운데 왕관을 쓰고 흰 천을 두른 채 등장한 샘 스미스. 이후 천을 걷어내자 망사 스타킹에 티팬티를 입은 듯한 샘 스미스가 등장했다. 샘 스미스는 ‘글로리아’, ‘휴먼 네이처’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관객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방방 뛰며 즐겼다. 샘 스미스는 뒤를 돌아 엉덩이를 과감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본 관객들은 ‘꺄’ 소리를 지르며 호응했고, 일부 관객들은 카메라로 그 모습을 찍는데 분주했다.
절정은 ‘언홀리’ 무대였다. 샘 스미스에게 빌보드 핫100 1위를 안겨준 ‘언홀리’는 공전의 히트곡답게 1만여 관객이 모두 한목소리로 떼창하며 즐겼다. 샘 스미스는 뿔과 창을 장착한 채 악마로 변신, 치명적인 매력을 뽐내며 피날레를 화끈하게 장식했다. 제목 그대로 ‘언홀리’한 무대였지만, 관객들에겐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쾌감과 해방감을 선사한 ‘홀리’한 무대였다.
한편 둘째날 공연에는 ‘킹 스미스’로 주목받고 있는 개그맨 황제성이 공연장에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1층 플로어석에 등장하자마자 관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은 황제성은 비록 무대 위에서 샘 스미스와 조우하지 못했지만, 현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추억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