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상반기 결산①]전문직 드라마, 사극 득세...멜로, 코믹극 하락세

by김은구 기자
2008.06.27 12:25:25

▲ 2008 상반기 드라마 시장을 양분한 사극과 전문직 드라마. MBC '이산', SBS '온에어', MBC '스포트라이트', '뉴 하트, SBS '일지매', '왕과 나'(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전문직 드라마와 사극의 강세는 2008년 상반기에도 여전했다.

지난해 MBC ‘주몽’과 블록버스터 판타지 ‘태왕사신기’, KBS 1TV ‘대조영’에 MBC ‘이산’과 SBS ‘왕과 나’의 시청률 맞대결 등으로 사극은 내내 화젯거리였다.

올 상반기에도 ‘이산’과 ‘왕과 나’의 맞대결은 이어졌고 KBS 2TV ‘대왕세종’, ‘쾌도 홍길동’, ‘최강칠우’, SBS ‘일지매’ 등 사극은 안방극장의 한 주류를 이뤘다.

이와 함께 지난해 메디컬드라마 MBC ‘하얀거탑’, SBS ‘외과의사 봉달희’로 시작된 전문직 드라마 열풍도 지난해 말 방송을 시작해 지난 2월 인기리에 종영된 ‘뉴 하트’를 필두로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그 틈바구니에서 과거 안방극장의 주류 장르였던 멜로드라마와 로맨틱 코미디는 하락세에 접어든 모습을 보였다.



올해 전문직 드라마의 가장 큰 변화는 직업군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전문직 드라마=메디컬 드라마’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메디컬 드라마가 전문직 드라마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확실히 달라졌다.

물론 전문직 드라마의 인기를 올해로 잇는 포문을 연 것은 메디컬 드라마인 ‘뉴 하트’였지만 이후 연예인, 매니저, 드라마 PD, 드라마 작가 등 방송가 직업들을 등장시킨 SBS ‘온 에어’, 방송사 보도국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MBC ‘스포트라이트’ 등 다양한 직업을 다룬 전문직 드라마들이 방송됐다.



보험사 특별조사팀 사람들을 조명한 MBC ‘라이프 특별조사팀’, 성형외과 사람들의 이야기에 코믹 코드를 버무린 MBC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도 있었다. 요리사들의 세계를 다룬 SBS ‘식객’도 전문직 드라마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 같은 전문직 드라마들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과 사랑으로 천편일률적이던 멜로드라마의 사랑타령, 로맨틱 코미디의 뻔한 웃음코드에 식상해 있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방송사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끌었는데 하반기에도 KBS 2TV에서 송혜교, 현빈, 엄기준 등을 주인공으로 드라마 PD들의 이야기를 다룰 ‘그들이 사는 세상’이 그 열풍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인기를 끈 사극 ‘대조영’과 ‘주몽’ 등은 모두 정통사극이다. 스토리에 다양한 에피소드로 살을 붙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큰 줄기의 기반은 역사적 사실이다. 이는 지난해 9월 방송을 시작해 지난 16일 종영한 ‘이산’과 4월1일 종영된 ‘왕과 나’, 현재 방영 중인 ‘대왕세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산’을 제외하면 정통 사극들은 그다지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특히 ‘대왕세종’은 시청률 10% 사수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반면 퓨전사극들이 새롭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퓨전사극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흥미에 중점을 두고 대사 등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사극으로 현재 방영 중인 SBS ‘일지매’와 KBS 2TV ‘최강칠우’, 지난 3월 종영된 KBS 2TV ‘쾌도 홍길동’ 등이 포함된다.

이 드라마들은 정통사극의 중후함을 버리고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스토리 구조를 지녔다. 또 이 드라마들은 부패한 관료들에 맞서는 의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무협극’의 볼거리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통쾌함도 선사했다.